Page 22 - 2019년04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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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Untitled, 2019, Acrylic and gel medium on canvas 91 x 65.1cm
장소영이 취하는 작품의 형식은 매우 간결하다.
단일색의 바탕에 단색조의 안료와 드리핑 기법으로 선의 표정을 만드는 것이다.
백색 혹은 회갈색의 바탕은 돌가루를 사용해 물성이 강조되어 있다.
캔버스 위에 흩뿌려 자리 잡은 선들은 자유분방하지만
일정한 심리적 패턴을 연출해 낸다.
삶이 가능할 것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장소영은 실용예술의 경계를 넘어 순수예술의 영역으로 자신의 영토
를 확장시키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타자의 몸에 색료를 칠하는 메이크업은 미적 활동의 영역
에 속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작가가 겪게 되는 순수한 미적 표현의 충동은 제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작가는 이 대목에서 실용과 순수의 경계를 넘어 융합의 미를 추구하려 한
다. 아울러 앞서 살펴본 심안여해의 창작의도와 목표를 이해한다면 우리는 그녀의 작품이 지
닌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장소영의 작품은 미국 추상표현주자들이 일
구어 놓은 드리핑과 액션을 방법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방법론을 넘어 여백과 선
과 구성을 비롯한 전통적인 회화의 가치를 탐구하고 자신의 독자적인 조형방식과 미의식을 찾
Untitled, 2019, Acrylic and gel medium on canvas 80.3 x 116.7cm 아 더욱 정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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