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2019년04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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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권 컬럼
바보산수 63×35 가리개, 지본담채 바보산수 63×35 가리개, 지본담채
1960년대 민화 되었다. 또한 민화를 애호하는 일반인들이 늘어나면서, 민화 연구도 속도를 내
기 시작, 차별되는 주요 연구 이론서와 화려한 화집이 발간되었다.
연구 활동 1968년, 김원룡(金元龍(1922〜1994))은《한국미술사》에서 한국미술의 근저
를 이루고 있는 것을 ‘자연주의’로 보았다. 즉 기교나 완성도를 개의치 않는 소
박, 소탈, 고졸의 특성으로 보았다. 이와 함께 그는 한국 미술사의 ‘주류는 화
김용권(겸재정선미술관 관장) 공(畵工)의 그림이며, 화공이 전담한 세화(歲畵) 중에 볼만한 그림이 있다’고
간단하지만 매우 의미 있는 언급을 하였다. 조자용(1926〜2000)은 한국 민
화의 재발견에 선각자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겠다. 그는 민화를 서민은 물
해방 후 지식인들에 의해 ‘국학부흥운동(國學復興運動)’을 펼쳐지면서 전통에 론 도화서 화원을 비롯해 다양한 계층과 신분의 사람들의 그림으로 인식하면
대한 가치를 재조명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에 1960년대에는 국학부흥운동이 서 접근하였다. 그는 1968년에 직접 수집한 민화로 ‘에밀레 박물관’을 세우고,
더욱 거세게 일어났고, 1970년대에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보다 깊게 전개되었 1969년에는 민화를 대표할 수 있는 〈호랑이 그림〉전을 개최하였다. 또한 그
으며 이때부터 단절되었던 역사가 차츰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국학 는 우리 민화를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국외에까지 널리 알리는 노력
부흥 기운이 제고되면서, 한국미술계에 이념적 논쟁이 고조되었으며, 1960년 을 하였으며 그 결과 미국에서 우리 민화가 한국의 포크아트(Folk Art)로 알
대 말부터는 그 동안 터부시 되었던 조선시대 민화가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하 려지기 시작하였다.
였다. 권옥연 작가, 김기창 작가 등의 민화 수집가들이 나타났고 조자용, 김호
연, 김철순, 이우환 등의 민화 연구자들이 등장해 우리 민화에 대한 비밀을 밝 조자용은 이에 그치지 않고 1972년에 한창기 사장이 경영하는 한국 브리태니
히는 연구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당시의 민화 연구자들은 민화의 역사적 유래 커 사에서 《한국민화의 멋》을 발간하였고 그 해 5월 한국일보에 〈이조의 민
와 유통 그리고 조형적 특성에 대한 연구보다는 단순하게 ‘복고, 향수’의 관점 화〉를 19회에 걸쳐 연재하였으며 1973년에는 〈한화, 호랑이도〉라는 화집을
으로 접근했으며, 이는 일본인 학자 야나기 무네요시의 감상주의 관점에 뿌리 발간하였다. 또한 조자용은 1977.8.5일 날짜에 미국 로스엔젤레스 전시회 결
를 두고 있었다고 하겠다. 어떻든 60년대 말부터 연구자들에 의해 민화에 관 과를〈세계의 길목, 본 대로 느낀 대로, 미국에 심은 문화외교〉라는 글로 정리
련한 논문과 책이 발간되었으며, 몇몇 작가들에 의해 민화가 적극적으로 수집 하여 ‘경향신문’에 실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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