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2019년04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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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사계(Forbidden City), 72.7×60.6cm, 캔버스 유채












            다. 그리하여 그는 동적이고 또한 정적인 형상들을 그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다. 이러한 자연의 흐름을 강조라도 하듯이 그 인물들은 자연과 인간 신체를
            그의 많은 작품 속에서 여러 인물들이 전통적 민속, 흥겨운 농악이나 씨름과       분리시키는 신발은 신지도 않고 있다.
            같이 신체의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반면에 또 다른 정적 인물들은 구경을 하
            고 있거나 단지 기다리고 있다. 서봉남은 아마도 피조물들의 운명을 표현하려       색채 배치 또한 단순하고 추상적이다. 이것은 한국의 경치와 문화의 순수 정
            고 <음양>의 조화를 창조하려 했음이 틀림없다.                      신을 함축하고 있다. 서봉남은 황토색과 흰색, 한국에 현저하고 투박한 시골
                                                            풍의 갈색을 강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예컨대 이 황토색은 발효시킨 메주로 만
            자연 속에서 궁극적 미의 실체로서 감정을 가진 인간들을 볼 때 서봉남은 단       든 된장국의 색이며, 쌀밥과 막걸리가 함께 식탁에 오르는 흰색들이다. 이러한
            순화한 아이들, 어머니와 어린이의 형상화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이 형상들       색들은 따뜻하고 평안하고 특히 한국인의 눈에 끌리는 색들이다. 서봉남 작품
            은 변하지 않는 순수함과 간소함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자연과의 조화를 표현        에 쓰인 선들은 전통 한국 수묵화나 도자기, 건물 등에서 흔히 보여지는 불규
            하고 있다. 단순화시킨 얼굴을 통해 서봉남은 보여지는 데로 보는 관찰자의        칙하나 정교한 굵은 선이다. 그의 인물 묘사 방식은 인간 정신(영혼)과 자연의
            시각을 떠나 인간성의 양 측면을 보여주고자 한다. 더욱이 이 인물들은 자연       순수한 미를 보여주듯이 추상적이고 상징적이다.
            을 지배하지 않고 오히려 자연에 맞추어 자연과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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