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9 - 샘가 2024. 9-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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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지파의 군사들은 미가의 집에 침입하여 드라빔, 에봇, 부어 만든 우상 등을 강탈
하고 심지어 레위 청년까지 자신들의 제사장으로 삼는 횡포를 저지릅니다.
단 지파의 우상 탈취(14-18) 전에 라이스 땅을 정탐했던 정탐꾼들은 미가의 집에서
보았던 우상들과 제사장 복장을 떠올리고 이를 동료들에게 알립니다. 이에 단 지파의
용사들은 미가의 집으로 들어가 그의 우상들과 제사장 복장을 강제로 빼앗는 횡포를
저지릅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드라빔은 고대 근동에서 흔히 사용되던 가정 수호신상
으로 추정됩니다(창 31:19; 겔 21:21). 그리고 에봇은 제사장이 의식 때 입는 특별한
옷으로서 하나님의 뜻을 묻는 도구로 활용되었습니다(출 28:6-14; 삼상 23:9-12).
단 지파 용사들이 이러한 제사장의 복장과 도구까지 강탈한 것은 아무런 죄의식 없이
그들의 우상 숭배 행위가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시사
합니다.
레위 제사장의 배신(19-20) 미가의 집에 침입한 단 지파의 군사들은 그곳에서 만난
레위 제사장에게 자신들의 제사장이 되어 줄 것을 요구합니다. 한 사람의 집의 제사
장이 되는 것과 이스라엘의 한 지파 한 족속의 제사장이 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나
은 선택인지 물으며 설득합니다. 결국 레위 제사장은 단 지파를 따라가기로 결심합니
다. 그는 개인 가정의 제사장에서 한 지파를 대표하는 제사장으로 지위가 올라갈 기
회로 여겼을 것입니다. 단 지파는 레위 제사장을 세워서 자신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일이었고, 결국 그들을
영적으로 타락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미가의 항의와 단 지파의 위협(21-26) 단 지파는 미가로부터 약탈한 우상들과 레위
제사장을 앞세우고 라이스를 향해 떠나갑니다. 이 소식을 들은 미가는 이웃 사람들
과 함께 단 지파를 추격하며 항의하지만, 단 지파의 위협에 결국 굴복하고 맙니다. 결
국 미가는 자신의 세력이 단 지파에 비해 훨씬 약한 것을 알고 더는 그들에게 저항하
지 못한 채 큰 상실감을 안고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정의와 도덕적
기준이 무너지고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암울한 사사 시대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또한
자신의 욕심과 유익을 위해서라면 폭력도 서슴지 않는 단 지파의 만행과 횡포를 여실
히 드러내 주는 장면입니다.
적용: 단 지파는 우상 숭배의 잘못된 길을 걸었습니다. 당신 안에 우상은 없습니까?
그것은 물질일 수도, 명예일 수도, 자아일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만으로 충분한 삶을
고백하십시오.
우리말 ‘아름답다’의 어원에는 몇 가지 설이 있습니다. 먼저 ‘아름’이 ‘알음’, 즉 무언가를 ‘안다’(to
know)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입니다. 꽃이나 나무 등을 한 품에 ‘안음’에서 유래한 ‘아름’(armful)의
뜻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아름답다’가 ‘아(我)답다’, 즉 ‘나답다’는 뜻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결국 여러
가지 설 어디에도, ‘아름다움’이 ‘예쁨’과 같은 통상적 의미와 그대로 등치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여러 설
들 가운데 무엇이 맞느냐를 확정하긴 어렸겠지만 이 말이 이토록 여러 의미를 연상시키고 있다는 것만
으로, 이미 이 말은 충분히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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