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0 - 전시가이드 2022년 09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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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Breath of wind202212, 89.4X145.5cm, oil on canvas
2022. 9. 28 – 10. 3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인사아트센터 6층 T.02-736-1020, 인사동)
생명과 영원성에 대한 동경: 게 된다. 그러다가 불현듯 그림이 살아있다고,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는 느낌을 경
류재현의 회화에 나타난 생태주의 험하기도 한다. 그림과 감상자의 기억이나 감정 사이 접점이 생길 때 혹은 회화에
담긴 에너지 파동이 감상자에게 전해지는 순간에 발생하는 사건이고, 흔하지 않은
류재현 展 만큼 소중한 체험일 것이다. 화가라면 누구나 자신의 작업이 누군가에게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길 바라지 않을까. 류재현은 밝은 빛과 잔잔한 붓터치, 유려한 선과
색채의 조율을 통해 궁극적으로 숨 쉬는 자연을 구현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루
글 : 김보라(예술학/미술비평, 홍익대학교 회화과 초빙교수) 아흐(ruach)’, 다시 말해 성스러운 영혼과 호흡, 바람이 스며든 화면이다. 감상자
는 그 안에서 나뭇잎, 갈대, 들꽃이 춤추듯 미세하게 흔들린다고 느끼리라. <중략>
그림은 그 의미가 한눈에 파악되는 하나의 표면이다 정지된 장면이자 에너지가 욕망을 쫓아 도시로 몰려드는 사람들, 쾌적함과 편리성을 추구하는 삶 속에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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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축된 장소이기도 하다. 감상자는 화가의 신체적 흔적, 주저함과 결단이 교차했을 연과 인간 사이 연결 고리는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류재현은 작업을 통해 풀잎 하
시간이 축적된 화면을 마주하고 그 안에서 움직임을 추적하거나 의도를 헤아려보 나하나가 지닌 존재의 소중함을 표현함으로써 기후 위기의 시대에 위태로워진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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