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전시가이드 2021년 09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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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ginning of the expression, 65x50cm, Acrylic, 2020
은 질료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물감이라는 물질로서의 특성이 그대로 노출되 의 틀, 즉 창문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안과 밖의 경계에 존재하는 창문은 안
는 셈이다. 이와 같은 정방형 형태의 이미지들이 질서정연하게 캔버스를 장악 쪽과 바깥세상 사이에 놓인 장애물인 동시에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
한다. 동일한 크기의 사각형 이미지가 동일한 간격으로 배열됨으로써 기하학 면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소통의 출구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개념의 사각형
적인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상하좌우로 길게 형성되는 직선이 교차하면 이미지들이 질서정연하게 나열하고 배열되는 구조의 화면은 동일한 이미지
서 바둑판과 유사한 조형적인 패턴이 만들어진다. 이처럼 연속적이고 반복적 의 집적에서 오는 마음의 평정과 의식의 집중 그리고 감정의 순화라는 내적
인 정사각형 이미지는 패턴의 기본형이 된다. 정사각형 이미지가 모여 그리 인 정서를 지니게 된다.
드, 즉 격자 문양을 형성하면서 전면회화로서의 형식미가 갖추어지는 것이다.
최근 작업에서는 네 개의 물감으로 이루어진 선들은 서로 간의 결속에 대한 의 이러한 기본적인 패턴 위에서 작품마다 색채이미지가 다르게 표현된다. 동일
지가 없어 보인다. 이전의 작업에서는 정확하고 질서정연하게 자리하고 있었 한 패턴이 주는 지루함과 더불어 색채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 및 정서
던데 반해 최근에는 저마다 독립된 개체로서의 선이자 질료로서의 의지가 강 를 담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실제로 흑백은 밤과 낮의 상징이며, 붉은색은 정
하다. 따라서 선들이 붙지 않고 떨어질 경우 의사화한 사각형 형태가 된다. 이 열, 불꽃, 태양을 상징하며 청색은 차가움, 이성적, 냉정함 등의 정서를 발현한
처럼 독립된 이미지에 대한 의지를 지니게 된 선들은 좀 더 여유롭게 보인다. 다. 이처럼 특정한 단색의 색채이미지에 따라 작품마다 시각적인 인상 및 정
정사각형의 연속적인 배열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들 이미지는 사각형 서가 다르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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