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1 - 샘가 202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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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가에 차려진 식탁(주일 설교) 3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

                                                             빌립보서 2:5-11


              빌립보 교회는 바울이 유럽 선교에 나선 후 처음으로 개척한 교회로서 사도행전의 기록
            에 의거해 볼 때 고침 받은 점치던 소녀의 가족과 회심한 간수의 가족을 비롯하여 포목점
            여사장 루디아 등이 창립 멤버로서 교회 내에 여성도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컸던 것
            으로 여겨집니다. 당시 빌립보 교회의 두 여성 리더였던 유오디아와 순두게를 향해 “주
            안에서 같은 마음을 품으라”고 간곡히 권면합니다(빌 4:2). 같은 마음이란 도대체 무엇일
            까요? 2장 5절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는데 같은 마음이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
            라 말씀합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란 어떤 마음을 말하는 것일까요?

              1. 스스로 낮은 곳에 임하신 온유와 겸손의 마음(5-7)


              실상은 하나님과 동등한 분이시나 자신을 비우고 낮추셔서 육신을 입은 사람이 되셨고
            그것도 사람을 섬기는 종이 되신 그리스도의 마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그리
            하셨습니까? 인간과 같이 되셔서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그리하신 것입니다. 그러기 위
            해서는 영광의 보좌를 떠나 본체를 버리시는 엄청난 희생이 전제되어야만 했습니다. 그
            것도 종의 모습으로 가장 가난하고도 천한 사람으로 세상에 임하셨고 그렇게 하셔서 완
            악한 사람들의 마음 문을 열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
            하셨다는 말씀이 중요합니다. 한쪽을 얻기 위해 다른 쪽을 버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
            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영광의 본체를 버리셔야만 했습니다.

              있으면서도 없는 것처럼, 알면서도 모르는 것처럼, 가지고 있으면서도 없는 것처럼, 힘
            이 있으면서도 무능한 것처럼 하는 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요 온 인류가 그분
            의 희생에 감사하고 경의를 표하는 이유입니다. 이처럼 참된 존경과 권위는 스스로를 비
            움으로써만 얻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뭔가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마음대
            로 과시하며 사용하려 한다면 그것은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왜
            예수님이 돌로 떡을 만들어 먹지 않으셨나요? 왜 십자가에서 뛰어내리지 않으셨나요? 자
            신을 못 박으려 할 때 하늘에서 불을 내려 군병들을 태워버리지 않으셨을까요? 무능해서
            십자가를 지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얻기 위해 버리신 것입니다. 저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
            나를 희생하고 버리는 것, 자존심과 체면, 명예와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 이것이 비우는
            것이요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인 것입니다.

              하나님이신 그분이 스스로 하늘 영광의 보좌를 떠나 낮고 천한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말구유에 나셨습니다.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
            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딤전 1:15) “그
            들이 새 노래를 불러 이르되 두루마리를 가지시고 그 인봉을 떼기에 합당하시도다 일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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