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전시가이드 2021년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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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현 컬럼









































           (좌)쿤 반 덴 브룩, 'Cut Away III' 2015년, 180 x 120 cm ⓒADAGP (우) 쿤 덴 반 브룩, 'Waves I' 2015년, 165 x 110 cm ⓒADAGP






         에스프리누보                                         났다. 카톨릭 계 ≪루벤 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했다가 나중에 ‘고미술과
                                                        비주얼 아트’로 바꾼다. 2001년 앤트워프에서 ≪고등미술연구소 HISK≫의
        새로운 정신                                          대학원 과정을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로스앤젤레스에 갔을 때 존 발데사리
                                                        와 첫 인연을 맺는다. 2003년 그는 ≪센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SFMOMA≫
                                                        전시회 『마티스 와 그 너머: 모더니즘의 세기』에 그의 멘토를 기리기 위해 참
        글 : 김구현 (AIAM 미술 경영연구소 대표)                      여했다. 2008년에 발데사리의 사진과 반 덴 브룩의 페인팅을 결합한 프로젝
                                                        트에서 대성공을 거둔다. 같은 해에 ≪앤트워프 현대미술관≫에서 소장품과
                                                        함께 전시회를 기획하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그는 벨기에 개인 소장품과 함
        2017년, <국내 보건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던 ≪케이씨피≫의 최춘섭      께 결합시켜 전시함으로써 <미니멀리즘>과 <포스트 표현주의> 사이의 연결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잠시 물러나 ‘미술 세계’에 빠져들었다. 왜냐하면 당시      고리를 잇는다. 쿤 반 덴 브룩은 종종 포화 색과 높은 키 색상을 사용한다. 그
        뜨거운 이슈를 만들었던 <단색화 열풍>은 물론 유럽과 미국의 이름난 작가들       의 작품에서 공간은 국경과 경계에 의해 만들어지며, 빛은 중간 톤 없이 그림
        작품에 매혹되었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작품을 고르는 ‘안목’이 남달라『수준       자로 연상된다. 이것은 종종 순수한 색상과 그래픽 문자를 통해 그의 작품에
        급 컬렉션』을 이룩했고, 아예 2016년부터는 회사 사옥 1층을 보수하고 그 자    차용된다. 최근에 들어와, 런던의 치케인 지구에 위치한 ≪말버러 컨템포러리
        리에 대안 공간 ≪챕터투; ChapterII≫를 열어 전시 공간과 레지던시 프로그   ≫를 비롯해 브뤼셀의 야우에 위치한 ≪갤러리 그레타 메르트≫, 뉴욕의 에이
        램을 운영하며 젊은 작가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었다.                    펙스 지역 ≪프리드먼 벤다 갤러리≫에 이어 서울의 ≪갤러리 배턴≫, 쾰른의
                                                        ≪피게 폰 로젠 갤러리≫를 찌고 다시 런던으로 돌아와 ≪말버러 컨템포러리
        그러던 차에, 벨기에 출신 작가 쿤 판 덴 브룩(Koen van den Broek, 1973년~)  ≫ 로 이어지는 야심 찬 순회 전을 통해 이 『그래픽 캐릭터』의 ‘브랜드 인지도’
        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쿤 반 덴 브룩을 처음 만났을 무렵, 그 청년 작가는 심   가 폭넓게 확장되었다. 이를 위해 쿤 반 덴 브룩은 기존 이미지의 일부를 새로
        한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고 한다. 대형 페인팅 작업을 하는 이상 그      운 이미지로 자유롭게 샘플링 한다. 건축적 디테일과 그림자가 새로운 별자리
        이상 심각한 문제도 없었기에 안타까운 마음에 ≪의료계 네트워크≫를 활용         를 만드는 회화 요소가 되는 ‘시점’ 자체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 그가 한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 주었다고 한다. 다행히 증세가 호     그는 일상이나 여행 중 촬영한 사진을 회화로 옮기는 작업방식을 구사한다.
        전됐고, 당시의 인연으로 그의 작품 한 점을 소장한 것을 계기로 그가 한국을      이때 작가에 의해 색상이 변형되고 이미지가 강조, 혹은 축소되면서 애초에
        방문할 때마다 교류한다는 것. 쿤 반 덴 브룩은 1973년 벨기에 브리에서태어     현상된 이미지와는 다른 작품이 만들어진다. 세상의 어딘가에서 발견될 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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