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전시가이드 2021년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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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가면과 솔이 2020광주
지 않고 홀로 서기를 하게 되었다. 작업의 소재는 작가가 주변에서 손이 닿는 기도 하고 아파 하기도 했죠. 기회가 되면 당시 세상을 떠난 165명의 인형을
다양한 재료들이 사용된다. 전통의 한지부터 커피 필터와 가루 까지 주변에 흩 금남로에 세우고 싶었습니다.” - 엄정애 인터뷰중-
어진 만물이 작가의 작업 재료로 창작의 오브제(objet)가 된다.
엄정애작가는 광주의 여러 시민단체와 오월 어머니회 등 큰 인형 만들기 워크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로 12년 전 이주하여 살고 있는 엄정애작가는 숍을 통해 45인의 대형 인형을 제작 할 수 있었다. 거리로 나온 대형 인형들은
과천 마당극 축제에서 음악가인 미국인 남편과의 인연이 있었으며, 이주 십 40주년을 맞아 인상 깊은 거리퍼포먼스로 감흥을 전해주었다. 작가가 아쉬워
여 년 전 해외 입양아 이자 서울대 교환학생으로 온 리아시크 학생과 또 하나 하는 점은 행사 후 보관할 장소 등 제작된 대형 탈들의 보존 계획이 없어 모두
의 소중한 인연으로 1999년 인디애나폴리스 박물관에 ‘한국의 닥종이인형전’ 소각해버렸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우리 전통의 길놀이인 산대희의 마지막과
타이틀로 초대전을 열게 되면서 그동안의 종이인형작업의 새로운 도전이 시 정이 오롯이 이어진게 아닌가 싶다. 무형의 행위는 있었으나 행위 후 폐기되
작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 달간의 전시를 마친 작가는 현지에 머무르며 우리 어지는 유형의 제작물에 대한 아쉬움이 삼국시대부터 이어온 산대희의 정신
나라에서 종이인형 제작을 독학 하는 과정에서의 숙제들을 풀어 나가기 시 계승이며 예술의 혼으로 보여 진다.
작했다. 미국의 인형 워크숍에 참여해 큰 인형제작기법등을 익혔으며 ‘바리
공주’, ‘한국도깨비’, ‘부상함지’ 등 여러 한국의 이야기들을 인형극으로 만들 작가는 광주와의 인연으로 그곳에 터를 삼아 후학을 양성하고 우리의 전통 탈
어 미국인들에게 소개하기도 하였다. 현재 HOBT(In the Heart of the Best 과 인형극의 보급계획을 구상하고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광주시는 그녀
Puppet and MaskTheatre)라는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면서 국내에선 극단 에게 자그만 창작 공간도 내 주었다. 미국보다는 한국에서의 주된 활동으로 그
‘인형엄마’를 창단해 미국과 국내를 오가며 인형극을 발표 하는 등 활발한 활 동안 평생을 경험한 탈과 인형 제작에 대한 학문적 정리도 계획하고 있다. 극
동을 하고 있다. 단해체, IMF외환위기, 미국으로의 이주 등 인생의 굴곡을 다양하게 겪으면서
포기하지 않고 인형과 함께하였기에 자신의 이름대신 적혀있는 ‘인형엄마’. 엄
2020년 5월 16일 광주 민주항쟁 40주년을 기리는 금남로는 당시 민주화 운동 정애 작가가 ‘한국의 엄마’로 살아가는 강인함으로 다시 한 번 되 뇌이게 된다.
과정에서 희생된 첫 희생자 박경철열사와 시민군대변인 윤상원 열사 등 45인
의 대형 얼굴 인형이 광주의 여러 민간단체와 학생들의 참여로 상무관에서 전 참고자료
남도청에 이르는 길놀이를 하였다. 2021.03. 예향(광주일보). vol305. 12-19.
2021.09.23. 자료제공. 엄정애(자료, 인터뷰)
“인형을 만들어온 사람으로써 5.18민주화 운동때 희생된 165명의 사진을 봤 2021.09.23. 산대놀이 [山台戏] (한국민속예술사전 : 민속극)
을 때 그분들을 인형으로 세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처음 광주에 와서 ‘5.18 2021.09.23. 서울경제 (https://www.sedaily.com/NewsView/1ODGFX36FA)
민주화운동 기록관’을 찾고 책을 읽으며 오월에 대해 알아 갔는데 밤마다 울 2021.09.23. 법보신문 (http://www.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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