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전시가이드 2021년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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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몸짓 no. 2>의 박고은 작가
서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갈 수 있으니 가히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영상 예술의 표현 재료로 폴리에스틸렌, 와이어, 필름, 광섬유 등 다양한 산업 소재
미디어는 다양한 컴퓨터 그래픽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현실과 가상공간의 경 가 지금보다 훨씬 이전인 1960년대에 이미 시도되고 있음을 스위스 로잔 국제
계에 대한 몰입과 미적 상상력을 경험할 수 있는 장르다. 주로 영상 미디어 기 현대 태피스트리비엔날레(Biennale Internationale de la Tapisserie Con-
술은 프로젝션 맵핑 기술과 대형스크린, 소리가 사용되는데, 이번 광주시립미 temporaine de Lausanne) 참여작품을 살펴보면 확인해보면 알 수가 있다.
술관 참여작품 《모아나이아》처럼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요소다. 우리 인간은 외부적인 환경에 대해 빛의 감각과 그의 따르는 모 최근 들어 기계가 지능을 가지면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 급기야 로봇이 그림을
든 공간의 감각으로 눈을 통해 지각하고 자극하며, 신체에 전달하기 때문이 그리고, 피아노를 연주하며, 미술관에서 전시품을 해설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다. 대형스크린으로 벽면을 가득 메운 하늘, 바다, 산과 같은 자연환경 또는 다 있다. 이대로라면 멀지 않아 디지털, 인공지능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이 주도
른 나라의 문화환경, 우주, 역사와 시대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시공간을 웅장 하는 예술에 위기와 변화가 올 것이다. 언젠가 우리가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
하게 메우는 음향은 더위에도 관객을 여름에서 겨울왕국으로, 아침 햇살이 가 던 그 모습이 곧 예술로 표현하는 그날이 멀리 않아 보인다. 어쩌면, 이미 시
득한 숲속으로, 공룡의 쥐라기 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한다. 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광주시립미술관의 《메타_가든(Meta Garden)》 展은 메타버스라고 칭하기에
4차 산업혁명, 경쟁력의 핵심 그리고 예술의 변화 는 가상세계보다는 과학적 수치, 데이터, 체계, 계통에 의한 컴퓨터의 언어로
우리는 디지털 외에도 하루가 다르게 넘쳐나는 데이터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 구현하는 물리적 소통방식에 주목하는 듯 보인다.
다. AI(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 빅 데이터 등 낯선 단어들이 줄지어 나 《우리가 사는 세계 v 2.2》의 노상희 작가는 공기 중의 미세먼지가 우리 몸의
오고, 과거에는 미술관과 과학관의 뚜렷한 성격을 보여왔던 문화시설이 현 세포와 신경망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 수치로 측정해 그 데이터를 매개 변
대에 와서는 예술에 과학을 혹은 과학에 예술 감각을 더한 흥미로운 전시기 수로 예술에 풀어내었다. 세포는 그 자체로 독립적인 의식체계로 외부 자극
획, 이야기가 있는 체험 전시를 기획하며 과학과 예술의 본질, 관계성에 주목 에 반응하며 활동하는 생명체로 보고 있었다. 그는 미세먼지 작품에서 확장
하고 있다. 하여 자신을 둘러싼 자연환경에서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강요나 강제에 의한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예술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사실, 부정적인 요소가 인간의 신체, 세포, 신경망에 어떠한 흔적과 변화를 가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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