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전시가이드 2021년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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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의 전시포커스
















































        숲2104. 116.8×91cm, Mixed media with Korean paper on canvas. 2021




          조병국의 수행,                                      서사를 다양한 가능성 속에서 보여준다. 작가에게 동백과 자작나무란 한지 안

                                                        에 대상의 빛과 본질을 솔직담백하게 담아낸 자전적 에세이다. 붓이 없이도
         한지 모노크롬을 향한 여정                                 생동감이 녹아나야 한다는 철학을 반영한 탓이다. 작가는 현대성에 대한 접
                                                        근 또한 놓치지 않는다. 자연의 숨결이 한지와 결합한다는 것은 작가의 수행
                                                        과정이 작품 안에 전이(관조)된다는 것이다. 동양화의 대상과 여백에 대한 연
        글 :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구로부터 서구미술의 본질에 대한 질문에 이르기까지 조병국 작가는 이를 한
                                                        지 고유의 정감 안에 담아내는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새로운 개성화를 향한
        전국 방방곡곡에서 채집한 한지의 스며드는 미감을 통해 자작나무와 동백의         여정’을 놓지 않고 있다.
        인상, 색 한지를 활용한 추상회화를 통해 선보인 조병국 작가의 개인전 “스밈-
        수행”이 인사동라메르1F 전시장(10.6~12)에서 열린다. 작가는 정감(情感)과   조병국 작가는 붓을 쓰지 않는다. 시대의 혁신을 드러낸 짙은 정감 속에서도
        체득(體得)이라는 깨달음의 향취를 통해 살아있음에 대한 진정성어린 마음을        한국화의 정체성을 놓지 않는다. 바탕은 유화 같지만, 삼합지를 기본으로 삼
        담는다. 자작나무에서 동백으로, 대상을 해체한 공감어린 추상작품의 하모니        은 색(色) 한지를 활용하여 빛·색·형태·질감까지 오로지 손으로만 창작하는 방
        속으로, 본질이 있은 연후에 꾸밈을 찾는 회사후소(繪事後素), 부화뇌동하지       식을 고수한다. 여기서 선행돼야 할 것은 한지가 갖는 고유한 물성을 몸 안에
        않는 가운데 관계의 다양성을 정립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자세들이 종이        스미도록 신체를 도구화하는 것이다. 본질과 정신을 강조한 조병국의 자세는
        의 스밈 속에 체화되어 동서양의 조화를 작품으로 남기는 것이다.             타인이 시도한적 없는 실험적인 그림들을 동양의 바탕과 서양의 직관 속에서
                                                        만들어낸다. 이러한 독특한 노하우는 그 어떤 이도 따라할 수 없다. 보는 이의
        이번 전시에서 표출하는 미감은 기존의 동백·자작나무와 함께 ‘한지모노크롬’       심상에 따라 형식과 내용이 달리 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새로운 시도
        이라는 한지인상을 추상으로까지 확장하여 자연의 삶과 생명에 대한 자전적         를 통해 늘 청년작가와 같은 인상을 남긴다.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왔지만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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