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전시가이드 2023년 2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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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극락보전의 반야용선도
이집트 람세스3세의 무덤 벽화중 태양선 이집트 투탕카멘의 무덤 벽화중 태양선
모습을 한 배는 바람에 한껏 부푼 쌍돛을 달고 있으며, 가운데에는 지붕을 멋 였으며, 중국에서는 10만억 국토라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0만8천 국토를
지게 얹은 보궁이 자리잡고 있다. 뱃머리 쪽에는 인로왕보살이, 배꼬리 쪽에는 지나야 극락에 다다른다고 하였는데 옛부터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정토신앙
지장보살이 서서 극락세계로 배를 인도하고 있으며 합장한 모습의 뭇 중생들 이 뿌리 깊어서인지 억불정책으로 불교를 심하게 탄압한 조선시대에도 내세
을 가득 태운 모습이 그려져 있다. 상투를 튼 일반 백성의 남자, 쪽진 머리의 여 신앙은 매우 성행하였다.
인, 갓을 쓴 양반 등 조선 시대의 풍속을 그대로 표현하였으며 극락으로 가는
거친 바다에는 연꽃과 구름을 크게 그려 넣어 안전 항해를 기원하는 듯하다. 나일강의 고대 이집트 문명의 태양신을 믿는 신앙에서 죽음의 세계를 가는데
불교에서 극락 세계를 서쪽 방향으로 정하게 된 연유를 알아보면 고대 인도인 배를 타고 간다는 개념이 인더스강과 갠지스강의 인도 문명에서 태동된 불교
들은 동쪽을 향해 서서 앞쪽을 과거라고, 뒤쪽을 미래라고 여겨 내세에 왕생 가 극동의 조선에서 반야용선도로 등장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은 아닌 것 같
할 극락세계를 서방에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한 데서 기인한다. 그러면 극락까 다. 시대와 지역을 달리하지만 인간이 지향하는 내세의 삶은 비슷한 점이 많
지 가는거리는 얼마나 될까? 실제 공간상의 거리는 아니지만 아주 멀다는 의 고 이를 표현한 벽화에서도 공통적인 면을 발견할 수있다.
미를 담고 있는데 인도에서는 기천만 기십만 국토를 지나야 갈 수 있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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