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전시가이드 2023년 2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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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ADAGP 옛이야기 +꿈, 80×90cm, 꼴라쥬, 드로잉, 삼베, 광목, 무명, 색동





                             2023. 1. 26 – 2. 23 봉산문화회관전시실 (T.053-661-3521, 대구)



         봉산문화회관 기획_또다른 가능성-손끝의 기록                       드러낸다. 잘려 나가기보다 홈질로 도리어 그곳에 들어선다는 편이 옳을 것
                                                        같다. 한 땀 한 땀으로 표현하듯 끊어지고 이어지면서 연결되는 선은 반복과
         옛이야기+꿈
                                                        연속, 그리고 바느질 자국과 바느질 실이 만드는 선과 점이 단순한 접속이 아
        고금화 展                                           니라 접목과 접점으로 형식이자 내용으로 생성된다. 작품 간의 변별력이 거
                                                        의 없는 같은 재료, 같은 기법과 문양의 반복적 행위 속에서 그 접점은 골무와
                                                        바느질 자국으로 모시올의 매듭이 묶이고 풀리는 지점이다

        글 : 강선학(미술평론)
                                                        바느질의 접합 기법은 재료를 묶는, 재료를 도구로 만드는 전환의 기술이자,
        색동천, 바느질, 골무와 조각보, 고금화가 상용하는 재료이자 방법이며 내용       콜라주이자 몽타주이다. 이질적인 것들을 공존하게 한다. 조각보와 골무, 색
        이다. 그런 면에서 전통적이다. 청바지 대님에 홈질로 드러나는 바느질 자국       동천, 청바지가 만나는가 하면, 다양한 바느질의 흔적들은 이들을 묶어내는
        과 주머니와 허리춤에 병치하듯 박은 색동천과 구륵법으로 그린 선 안에 가        데 중요한 몫을 한다. 재료를 묶어 연속성을 만들고, 접합으로 드러나는 것들
        볍게 염색한 채색의 모란도(牡丹圖)의 조우는 현대적이다. 전통적인 조각보        은 비연속성과 연속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소재이자 내용이며 기술이자 기
        의 구조와 현대적인 콜라주의 교직이 만드는 지점이다. 삼베나 모시, 무명천       법이다. 이들은 서로를 오가면 감싸고 박고 홈질하면서 이질적 시간과 공간이
        을 바탕으로 색동천을 조그맣게 잘라 홈질, 시침질, 박음질로 묶어 본다. 그리     지금의 장소가 된다. 공예라는 쓰임에서 벗어나고 무목적성으로 자율적 움직
        고 그 옆으로 골무 몇 개와 기러기 매듭, 매듭으로 묶어 만든 단추가 붙어 있     임을 가지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일견 단조로운 해체와 접합의 시선은 우
        다. 그 밑에는 구륵담채로 그려진 매화도가 자그맣게 잘려 나가면서 자신을        리 시대의 무의식적 직접성, 혹은 분열증을 드러내는 것이다. 기계적 조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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