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전시가이드 2023년 2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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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Painting–709 130.3x97cm Oil on canvas Painting-281, 91×73cm, Oil on canvas
그래서일까. 작품에 따라서는 초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 현실적이거나 초월적으로 보이는 건 인물을 포함하여 가축을 제외한 풍경
분명히 현실적인 풍경과 인물이건만 현실을 떠난 초월적인 세계처럼 느껴진 에 필요한 요소를 생략하기 때문이다. 인물일 경우에도 형태는 모호하게 처리
다. 어쩌면 낭만적인 정서를 내포하는 건 현실 너머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기 한다. 모호한 형태 감각은 좀처럼 선을 사용하지 않는 표현기법과도 연관성이
때문이지 싶다. 현실에 기반을 두면서도 승화된 현실, 즉 회화적인 이상이 구 있다. 선이 없는 표현은 평면적인가 하면 그렇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붓을 옆
현된 아름다운 조형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거리가 먼 곳에 있는 말 타는 으로 뉘여 물감을 바르는 듯싶은 독특한 표현기법이 응용되고 있다. 원색을
사람이나, 말과 낙타를 소재로 한 그림은 신기루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사용하는데도 채도는 낮고 명도는 높다.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으로 보이는 건
덥고 건조한 여름날 멀리 떨어져 있는 말 타는 사람이나 낙타를 보면 신기루 밝고 모호한 중간색조와 무관하지 않다. 이처럼 중간색조를 선호하는 건 비
처럼 보인다. 지열로 인해 형태가 흐릿하면서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 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흰색 혼합색이므로 발
이 일어나는 것이다. 색이 억제되고 색조는 부드럽게 느껴진다. 그러기에 전체적으로 밝은 인상이
다. 작품에 따라서는 채도가 높은 원색을 쓰기도 하는데, 여전히 형태는 선명
몽골의 풍경은 초원에서 움직이는 양과 염소와 말과 낙타 그리고 소와 야크 히 드러내지 않는다. 모호하게 보이는 형태 감각은 개별적인 형식에 대한 욕
가 함께 하는 대자연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큰 낙타나 말 그리고 말을 탄 목 구를 반영한다. 사실적인 형태를 모호하게 만드는 조형적인 감각을 통해 개
동의 모습은 비록 조그만 점으로 보일 뿐인데도, 정적인 풍경을 동적인 풍경 별적인 형식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다.
으로 바꾸어놓는 마술이 일어난다. 고요한 지평선에 생명체의 존재감을 드러
낸다. 그렇다. 꼬물거리며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으므로 아득한 지평선일지라 그의 그림에는 몽골의 대자연과 거기에 동화되어 사는 유목민의 삶의 정서가
도 적막하지 않다. 아니, 이들 존재가 있기에 그저 아득하고 정적이기만 한 지 녹아들어 있다. 어쩌면 형태를 모호하게 표현하는 건 정서적인 이미지에 더
평선의 세계가 불현듯 생기 넘치고 아름다운 세계로 변한다. 큰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인지 모른다. 실제로 그의 그림에서 느끼는 인상
은 현실과 다른 초월적인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렇다. 그의 그
그의 풍경은 이처럼 아름다운 몽골의 대자연에 색깔을 입히고 형태를 단순화 림은 꿈과 사랑과 행복 그리고 평화와 낭만적인 정서가 넘치는 이상적인 세
하여 일상적인 눈에 비치는 풍경과는 전혀 다른 환상을 연출한다. 그의 그림 계관을 구현하려는 열망의 표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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