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전시가이드 2023년 2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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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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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GP 옛이야기 +꿈, 40×40cm, 꼴라쥬, 시침, 삼베, 면, 색동 ⓒADAGP 옛이야기 +꿈, 20×20 +5EA, 삼베, 면, 색동
콜라주는 우리 시대 산업화의 환유적 표현이라면 전통적 소재와 기술의 접합 이다. 그들로부터 읽어야 할 것은 연유나 정합성이 아니라 지금이다. 지금은
은 자기 기술의 신체적 이미지의 재현이며 자기 스타일의 기록이다. 그러나 연속과 비연속성으로 속성 그 자체가 아닌가.
이런 접합의 의식적 전환은 소비와 생산의 귀속적 관계를 거부하는 것으로 그 전통은 구태의연하고 현대는 아쉽다. 전통적 재료로 담아내기에는 현대는 가
것은 하나의 형식이나 내용에 집착하지 않는다. 규정된 주제 의식을 넘어서는 뭇하게 멀고, 현대를 그대로 드러내기에는 전통적 미감과 재료가 대부분 상
방법으로 전통적 의미에서의 절단이자 확장이다. 식 안에서 놀고 만다. 그 사이의 거리를 절단하고 그 절단을 반복하면서 과거
전통적 재료와 기법의 반복, 콜라주 구성은 전통적 기술 연속성의 절단이다. 와 현대를 연속성으로 시침질하는 한땀 한땀이 두드러진다. 이런 시선이 고
옛것의 기록이 내재화되어 현대가 되는 것이다. 어쩌면, 그런 통상적 보기를 금화가 보는 길이다. 그러나 이런 특징이 실은 현대 공예라 일컫는 일련의 양
넘어서서 의미/무의미, 의미의 단수, 복수라는 재래적 인식론적 테두리를 벗 식에서 목격되는 일반적 특징이라는 점에서 그를 의미화하는데 조심스럽다.
어나서 의미 자체를 흩어버리고 제 삼의 무엇이 되려 한다. 자크 데리다는 이 말하자면 독자적 세계로 의미가 강화되지 않으면 현대 공예 일반으로 밀려갈
를 산종이라 한다. “왜냐하면 산종은 자기 것만을 낳기를 바라는 자가수정이 뿐이다. 이왕의 쓰임을 버린 무목적성으로 기존 재료와 방법의 해체로서 바
아니고, 그것은 다른 것과의 접종이요, 접목이다. 그래서 산종은 차이와 연기 느질과 기존 문양과 재료들의 물성을 차용하는 것이라면, 공예라는 인상으로
의 행위이기에 적극적 관계이며 생산성을 내포한다. 그러므로 산종은 차연이 부터 얼마나 벗어나느냐가 갈림길일 것 같다.
생산성과 같아서 거기에는 결합과 이산의 역동적 힘이 있다. 통일도 싫어하
고 무관심한 고독도 싫어한다. 산종은 같은 것만의 긍정도, 다른 것의 부정도 바느질의 여러 기법이나 문양, 재료가 전통적 의미로 해석되어야 하는 것이라
아니다. 산종은 같은 것이 다른 것으로, 다른 것이 또 다른 것으로, 그 다른 것 면, 좀 더 적극적인 이해와 확장된 시선을 기다린다. 화면을 구축하는 콜라주
이 같은 것으로 변형하는 그런 흔적의 흔적이다. 흔적의 흔적이 흔적 등이 종 구성은 조각보의 구조와 무관하지 않지만 현대적인 감성으로서 전체를 이끌
횡으로 엮어지면서 텍스트의 그물을 이룬다.” 고금화의 작업은 하나의 텍 어주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전통과 현대, 도구와 감상으로서 텍스트가 정해진
1)
스트로 우리 앞에 놓인다. 메주틀이나 채틀 안에 설치하듯 안치된 한 묶음 섬 기준이나 그것을 “해석해야 할 절대적으로 최초의 것이 없다. 왜냐하면 근본
유는 이런저런 재료들의 병치 이상이 아니다. 그러나 전통적 도구의 구조물 적으로 모든 것이 이미 해석이기 때문이다. 모든 기호는 그 자체에 있어서 해
2)
안에 이들이 안치되는 순간, 완강한 전통은 흔들린다. 한복을 입고 도심에 서 석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호들의 해석이기 때문” 이다.
있는 꼴이다. 어색한 만남이 주는 시간과 공간의 연속성과 비연속성의 현장
이다. 한복을 빌려 입고 관광지를 나다니는 외국인들을 볼 때, 그것은 하나의 참고문헌
콜라주이자, 전통과 현대에 대한 절단으로 여겨지는 것도 이런 맥락이 없지 김형효, 『데리다의 해체철학』 민음사, 1993, p.386
않다. 그러나 이제 그저 풍경이지 않은가. 동서와 현대와 전통이, 종횡으로 얽 김형효, 『데리다의 해체철학』 민음사, 1993, p.389
혀 다른 것을 보게 한다. 어떤 정해진 전통성도 어떤 방만함의 현대도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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