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전시가이드 2023년 04월 이북
P. 26

이달의 작가

















































        겹, Layers, 116.8x91.0cm, oil on canvas, 2022





                               2023. 3. 29 – 4. 15 장은선갤러리 (T.02-730-3533, 운니동)




         시간의 겹...세월의 겹                                  작업에 대한 착상은 좀, 꽤나 이례적이다. 굳은살이 그것이다. 굳은살? 언젠가
        이원태 초대전                                         작가는 발목 부위의 복숭아뼈(복사뼈)에서 떨어져 나온 굳은살을 본다. 굳은
                                                        살이 잘 생기지 않는 부위지만, 특정 부위를 집중적으로 반복 사용하면 모든
                                                        신체부위는 원칙적으로 굳은살이 생길 수 있다. 도통한 스님들이 한 자세로 수
                                                        행에 정진한 결과 사리가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피부사리, 몸사리, 살사
        글 : 고충환(미술평론)                                   리라고나 할까. 여기서 굳은살은 처음부터 굳은살이 아니었다. 속살이 속살을
                                                        보호하기 위해서 굳은살이 된 것이다. 그걸 보면서 작가는 그게 꼭 자기를 닮
        작업에 대한 작가들의 착상은 실로 다양한 곳으로부터 온다. 우주와 자연, 일      았고, 자신의 삶을 닮았고, 존재론적 상처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나약한 존재
        상과 사회, 역사와 일화, 사건과 사고, 가상과 실재, 도덕과 윤리, 태도와 관념,   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궁리하고 몸부림친 흔적이며, 주체가 타자와의
        수행과 이념, 우연과 필연, 욕망과 상상력, 유희와 놀이, 자기반성적 사유와 때    관계 속에서 부대낀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의학적으론
        로 미술사적 형식논리와 같이 그 출처는 삶의 질이 복잡한 만큼이나 다종다양       단순한 죽은 세포에 지나지 않지만, 그 속엔 말하자면 자기가 자기를 보호하기
        하고 예술에 대한 정의가 무색한 만큼이나 종잡을 수가 없다. 생각하는 동물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하는 존재일반의 생리(생존본능?)가 담겨 있다고 본 것.
        답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착상의 대상이 될 수가 있다. 이원태의      자기연민이고 존재일반에 대한 연민이다. 작가의 작업은 바로 이렇듯 자기 몸


        24
        24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