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전시가이드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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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컬럼
기다림 혼합, 90.9×65.1cm
현대 수채화 표현의 새로운 패턴 하며 응원해 주었다. 그림을 시작한 초기 예상치 못한 큰 형님의 반대로 그림 전공
을 할 수 없게 될 위기에 놓이게 되자 그는 가출을 하여 친구 자취방에서 1주일 기
서양화가 이 상 훈 거할 정도로 그의 그림에 대한 열의는 당시 그의 전부일 정도였다. 막내아들의 가
출에 가장 마음이 아픈 것은 어머님이었다. 결국 어머님은 막내아들의 학교에 찾아
가 큰형님을 설득하고 그림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약속을 하여 막내아들
글 : 김재덕(갤러리 아트팜 관장 칼럼니스트) 을 집으로 데리고 갈수 있었다.
어린화가 이상훈은 표현과 창작의 새로운 세계에 깊은 정을 가지고 많은 시간을
미술 표현의 다양한 장르는 각 작가들의 개성과 자기표현의 함양에 크게 기여하고
노력한 결과 불과 중학교 2학년 때 경기도미술대회에 최우수상을 받는 등 지역에
있다. 각 개인의 성향과 취향에 따라 장르의 선택은 다르지만 각기 다른 개성들이
서 큰 주목을 받게된다. 이어 안양예고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미술학도로서의 과
한시대의 문화를 만들어내는 창작의 가치로 평가 될 수 있다. 서양화가 이상훈은
정을 밟게 된다. 고교시절 많은 실기 대회와 공모전에 수상을 하면서 자신감을 더
수채화라는 장르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표현 방법을 독특한 화법으로 표현하는 개
욱 키워 나갔다.
성 뚜렷한 지금 시대의 작가 이다.
수원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이상훈은 종로갤러리에서 첫 개인전
경기미와 도자기로 유명한 경기도 이천, 화가 이상훈은 유복한 가정환경 속에서 13
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며 어느 갤러리에서 위탁판매 제의를 받게 된다. 그 성과는
남매 중 막내로 유년시절을 보냈다. 13남매라는 많은 형제들이기에 형제간 나이차
매우 흡족 했으며 젊은 작가로 명성을 얻고 결혼도 하게 된다. 젊은 작가로서의 명
이도 커 막내는 항상 부모님의 품에서 사랑을 받았으나 그의 부친은 지병으로 그가
성은 결혼이후 부양해야할 가족이 생겨나면서 생활문제를 감내해야하는 현실적인
아직은 더 사랑을 받아야할 9살 때 돌아가시게 된다. 부정을 채 느끼지 못했던 그는
문제에 직면 하게 된다. 우리나라 화단에 대부분의 작가들이 한번쯤은 고민해 보았
지근에서 아버지가 아프신 모습만 추억이 된다. 와병전 부농이었던 아버님을 대신
을 공감되는 문제 일 것이다. 학원 개원과 미술관련 사업을 해보았으나 사업은 그
하여 어머니는 많은 농토를 감내하여 농사를 지어야 했다. 6.25사변 때 두 분의 형님
에게 맞지 않는 직업이었다.
과 누님을 잃은 터라 형제간의 우애가 남달랐다. 그에게 많은 형제들은 일찍이 작고
하신 아버님의 빈자리를 채워 주곤 했다. 형제간의 정은 그가 성장하면서 인간관계
자유인들이 느끼는 자연의 상상의 세계에 맑은 하늘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은 줄곧
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되어 그의 우정과 사회 구성원간의 정은 가식 없이 매우
견지하여왔던 나의 작품세계의 가장 기본적인 이념의 바탕이다. 인간으로서, 한사
진솔함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화가 이상훈은 한번 맺은 인연을 매우 소중히 이어가
람의 작가로서 그리고 현실과 삶에 충실한 이시대의 생활인으로서 보고 듣고 느끼
며 먼저 의를 져버리는 적이 없는 의리 깊은 작가로 인식되어져있다.
는 모든 것이 관심을 떨쳐 버릴 수 없고 다만 그것들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각적
메시지로 가시화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중학교 시절 이상훈은 어려운 가정의 친구가 새벽부터 신문배달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친구와 함께 신문배달을 도울 정도로 정이 깊다. 아마도 그러한 인정 깊
“근간에 이르러 내 머리 속에서 한 둘씩 연상되어지는 우리 인간-자연에 대한 함수
음이 그를 창작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으리라 짐작된다. 그 친
관계를 단편적으로 나마 분석하고 재정리하여 화폭에 담기 시작하였다. 아직도 그
구의 신문배달을 돕던 어느 날, 한 화실 앞에 잠시 머무르게 되며 코끝을 자극 하는
렇게 드러나는 나의 작업들 속에서 탐구의 끈을 놓지 않고 의문들을 제시해 본다.”
어떤 물감기름 냄새에 자신도 모르게 화실의 풍경에 빠져들고 만다. 새로운 세계를
-작가노트중-
접하며 미술의 창작 활동에 대한 정으로 발전하게 되는 시발점이 되었다. 그는 가
창작활동과 함께 미술행정경험을 쌓은 그는 군포아트페어, 수리산의 꿈전등을 기
장 자신을 이해해주고 사랑을 주었던 어머님께 미술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말씀 드
횟하여 개최하였고 대한민국 중심작가전에 참여 해 지역미술발전에 기여하기도 했
리고, 막내아들의 결연한 의지를 본 어머님은 예비화가 이상훈을 적극적으로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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