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전시가이드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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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현 컬럼
AIAM 갤러리 전속 글로벌회원
‘새로운 트렌드’를 품은 강명순 작가
글 : 김구현 (AIAM Gallery 대표 & IP빅데이터 분석전문가)
ADAGP 글로벌저작권자 연합회 공식사이트에 게재된 시몬 한타이 및 강명순 등록 페이지
최근에 들어와〔AIAM 갤러리〕에 ‘비 전공 출신’ 신규 회원 작가들의 행보가 이 로 변환시킬 수 있었다. 강명순 작가가 천착하는 작업은 광고지, 재생지 등 일
어진다. 지난 호에는 ‘분자생물학(molecular biology)’을 전공 하였지만, 결국 상생활에서 사용하고 난 후에 버려지는 일종의 ‘휴지’에서 비롯된다. 구체적
에는 원래의 꿈을 좆아 화가의 길로 회귀한 오지영 작가의 사례를 살펴보았 으로, 먼저 캔버스에 젯소를 바르고 말린 후에 그 표면을 페퍼로 균일하게 문
다. 여기에 또 다른 인생 여정의 비행체처럼 한껏 날아 오르다가, 마치 운명이 지른 다음 배경색을 칠하고 재차 마른 후에 위에 언급했던 재생지를 붙인다.
기라도 한 듯《미술 생태계》라는 압도적인 인력에 이끌려 궤도에 진입한 인공 여러 차례 반복과정을 거쳐 완전히 말린 후 긁어내기를 하면서 바탕으로부터
위성이 있다. 경남 진주 출생으로써 덕성여대 약학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도 ‘ 돋아나오는 선과 점 면들을 조율하고 그리고자 하는 이미지를 돋운다. 어느덧
치유의 본능’을 기반으로 ‘약사’와 ‘화가’라는 절묘하게 엇비슷한 직업을 병행 자연스러운 이미지로 나타날 때까지 수도승처럼 묵언 수행을 되풀이하듯이
하고 있는 강명순 작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긁어내기를 한다. 이전에 강명순 작가가 집중해왔던 작업은 찢기, 모으기, 뚫
어주기, 돌려주기, 붙이기, 칠하기, 문지르기를 반복하여 중첩된 종이부조형태
강명순 작가는 그녀의 프로생활의 터전이 된 부산에서 필연적인 만남이 있었 이다. 이런 식의 반복 행위를 하는 이유는, 맨 밑바탕으로부터 돋아나는 주름
다고 회고한다. ‘흑 태양의 화가’로 유명한《경성대학교 예술대학》 고 추연근 이나 흔적 기호나 알 수 없는 언어들 사이에서 편안하고 사유하는『기억의 정
학장에게 사사했다. 또 한편으로는, 인접 학문인 화〮공학 분야에 대한 호기 원』을 만나기 위함이다. 자연에서 보고 느낀 경이와 신비 생명력은 일상에 지
심에 힘입어 전업작가인 이진용 선생 지도로 <현대미술의 재료> 공부에 심 친 그녀를 늘 일으켜 세우는 강력한 힘이다. 연약함과 강인함을 함께 유영하
취했다. 그 덕분에「의자추상」작업 과정에서 책상의자를 모티브로 ‘구상과 추 며 나타내고자 하는 언어는 시대를 시간을 함께 살아가는 삶의 방향, 지탱해
상의 대립’이라는 이분법으로 작업하며 재료를 다양하게 시도 했고 꽃 이미지 내려고 하는 정체성일지도 모른다. 물의 유연함과 흙의 따뜻함과 꽃들의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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