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전시가이드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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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컬럼


         박미연 작가의 다시 쓰다 RE: WRITE II

        영롱한 빛을 발산하는 대상 너머의 색채들



        글 : 이주연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Untitled_21×49.5㎝_Oil on Canvas_2023
























        Untitled_21×49.5㎝_Oil on Canvas_2023




        박미연 작가(@parkmeyoun, parkmeyoun.com)의 <Re: Write> 전시는 I과   사용했지만, 이번 전시를 분기점으로 삼아 작가의 인생을 다시금 새롭게 바라
        II로 나뉘는데, 갤러리 PAL(이영선 관장)(2023.9.5.~9.26.)에서의 전시I에 이어   보고 작업을 이어서 반복해나간다는 뜻으로 해석해볼 수 있겠다. 2023년 환
        전시II는 인사갤러리(김태흥 관장)(2023.12.22.~2024.1.20.)에서 개최된다. 두   갑을 맞아 앞으로 더 전진하게 위해 삶을 돌아보는 제목은 명쾌하도록 적절하
        전시 모두 회고전이다. ‘re’가 ‘뒤로 되돌아가다’, ‘이전 상태로 회복하다’, ‘반복  다. 이번 전시에서도 두드러지는 특징은 바로 순수한 시각적 조형 요소에 기
        하다’ 등을 뜻한다면, ‘write’는 ‘일정한 표면 위에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여 아  반하여 형성된 조화로운 색채의 향연으로서, 사회적 이슈와 인터랙티브 미디
        이디어-메시지-생각-사실-글 등을 기록할 목적으로 작성하다-집필하다-쓰         어로 가득한 동시대 미술의 거대 담론 속에서도 여전히 시각적으로 빠져들 수
        다-남기다-그리다’라는 행위를 의미한다. 작가는 말한다. “과거와 현재가 만      밖에 없는 오일 페인팅의 전통적인 회화적 미감(美感)을 흠뻑 느끼게 해준다.
        나고 과거를 통해서 스스로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는 중요한 시점에서
        ‘다시 쓰다’라는 제목을 선택했다”. 비록 작가가 ‘rewirte’가 아닌 ‘Re: Write’를   그리고 그곳에는 소재로서 사과가 여전히 포착된다. 사과는 성경 속 금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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