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전시가이드 2021년 11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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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존재의 몸짓, 70×40cm, Mixed media on aluminum












                            2021. 10. 25 – 11. 3 갤러리산촌 모나리자 (T.02-735-0312, 인사동)





         존재의 몸짓(Gestures ofexistence)                   품인 <존재의 몸짓> 시리즈(2021)는 의식의 지평선 아래로 변화하는 일상의
                                                        시간과 공간, 켜켜이 쌓인 무의식의 풍경 또는 그 너머의 이미지를 구현한다.
        정순겸 초대전                                         화석처럼 축적된 3차원의 깊이를 느끼게 하는 색선추상(色線抽象, color line
                                                        abstract)의 세계를 완성한다. 처음 보는 듯 낯선 느낌에서 오는 신선하고 독
                                                        특한 멋과 맛으로 우아한 풍경을 자아낸다.
        글 : 김월수(金月洙) (미술평론가, 화가, 시인)
                                                        특히, 이번 전시회는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문양의 작품으로 존재의 몸짓을
        현대미술은 정해진 틀이 없고 격식 파괴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현대미술의        표상한다. 카오스모스(혼돈 속의 질서를 의미하는 말)의 세계 속에서 우주와
        특징은 감춤과 드러냄으로 표현되는데, 이때 작가는 익숙한 것을 버리고 다        물질의 근원에서 보지 못한 또 다른 여분의 차원이 존재함을 암시한다. 존재
        양한 실험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자기 정체성을 규명해야 한다. 혁       란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기 이전의 모습과 그 운동(파동)을 의미한
        신이란? 고정관념 해체와 재창조의 과정에서 새로운 관점의 본성으로 드러난        다. 추상의 흔적은 거의 무정형(無定型)에 가깝고 그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다. 위대한 작가의 길은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새로운 시각과 해석을 제시하       세계에 대해 반추하여 표현된다. 과학적인 면에서 진공처럼 텅 빈 위상에 변
        며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상상하고 구현해야 한다.                     환된 스펙트럼과 같이 단순화된 색(백색 또는 병합된 3가지 이상의 색)과 추
                                                        상적인 곡선의 이미지로 알고리즘화된다. 3D 디지털프린트를 활용하여 하나
        정순겸 작가는 과거 작품인 <묵찌빠>(2003), <소유와 욕망>(2006), <꿈꾸  의 획처럼 흡수되거나 방출된 역동적인 선(線) 스펙트럼으로 2차원 평면과 3
        는 손>(2007), <무언극>(2011) 등 반추상적 작품인 손의 이미지(언어)들을   차원 위상(phase)에 나타낸다. “예술가는 전달해야 할 무언가를 가져야 한다.
        통해 소유과 욕망 속 실존의 문턱에서 자아 찾기의 여정을 보여준다. 최근 작      왜냐하면 형태를 다루는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형태를 통해 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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