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2019년6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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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자  122×91.5cm  캔버스에 혼합재료



                   “그는 정화된 미적 감수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는 그가 선택한 재료와 스타일, 그리고 미디엄을 완벽히 잘 지휘하고 있는 훌륭한 작가다.”
                                      -뉴욕타임즈의 문화부 기자 벤자민 지노키오 (Benjamin Benocchio)-





                                                            글 : 미도리 요시모도 교수 (Dr. Midori Yoshimoto, Professor of Art and Gallery
            1995년, 창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으로 졸업한 후, 꿈에도 그리던 유학의     Director of New Jersey City University)
            길이 열렸다. 그것은 더 큰 세계, 미지의 서양 사회에 대한 동경을 현실화시키
            는 길이었으며, 화가로서 그리고 자유인으로서의 삶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길이       “김순남 작가 (Soonnam Kim Singer)의 회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영감은
            었다. 나는 대학원을 마쳤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으며, 나름 열심히 살     자연이다”. 유년기 시절, 아버지의 정원에서 그녀는 “자연이 하나의 작은 씨
            아왔다. 칸딘스키의 예술 철학과 그의 그림을 좋아한 나는, 순수 조형 요소들      앗으로부터 탄생하여 다음 세대를 위한 씨앗을 성숙시킬 때까지의 전 과정을
            (점, 선, 면, 형, 색)만으로써 나의 내면에서 우러나는 시, 음악, 철학 등을 자유  목격했다”고 말한다. 컴포지션 2 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녀의 자연과의 친밀
            로이 표현함을 즐겼다. 내가 한국을 떠난 지도 어언 25 년, 미국 생활 20 년과   한 경험과 관찰은 확장하는 컴포지션에서 유기적인 형상과 색채의 서정적 추
            독일 생활 5 년째가 된 지금, 나는 나에게 다시 묻는다. 이제 남은 내 인생을 어  상으로 자유롭게 떠있다.
            떻게 살 것인가? 그동안 나는 ‘채움’을 위해서 살아왔다. 아마도 이제는 ‘비움’   그녀의 회화에 있어서 다른 하나의 영감은 음악이다. 김 작가가 존경하는 바
            의 삶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불가에서 말하는 ‘공’을 체험하고 싶다. ‘우주 법  실리 칸딘스키와 폴 클레와 같이, 그녀는 회화가 음악, 시, 철학의 은유로서 역
            계의 에너지’를 좀 더 깊이 체험하고 싶다.  31 년 전부터 나를 따라다녔던 그   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녀의 작품 ‘헤르만 헤세에게 바침’에서는 이미 그
            화두! “삶은 무엇인가” “나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그 화두의 답은 아직도 완전    림이 그려진 캔버스를 다시 작은 사각의 조각으로 잘라서 나무 판자 위에 재
            히 깨달아 지지 않았다. 나는 그 화두를 더욱 깊이 참구하고 싶다. 이제 그림을    구성함으로써, 그 각각의 조각이 전체 곡의 한 부분이 되는 그녀 자신의 음악
            그리는 행위보다, 가부좌를 하고 앉아서 깊은 선정에 드는 삶을 체험해 보고       을 구성한다. 그러한 독창적인 방법으로 그녀는 추상 미술에 내재하는 가능
            싶다. 아마도…내 삶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 되려나 보다…                 성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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