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2019년6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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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선종훈 작가노트

                                                            All for You

                                                            나에게 삼각형은 면을 이루는 최소한의 단위이자, 모여지는 삼각형으로는 어
                                                            떠한 형상과 색도 나타낼 수 있어서 그림으로 무언가를 이야기할 수 있고,  무
                                                            한 반복하다 보면 지치고 힘들 때도 있지만 절대적 시간 속에서 신선한 미적
                                                            충동을 주기 때문에 수년간 내 그림과 함께 하고 있다.

                                                            어느날 문득 , 내가 표현하는 삼각형들은 기도와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도란 누군가를 위해 온 정신과 육체를 다하여서 정성을 드리는 행위이다.
                                                            자신을 태워서 남을 밝히는 촛불과 같이 기도와 그림은 누군가를 위한 행위
                                                            여야 되지 않을까?

                                                            나는 작아져야 한다는 성경 말씀과 같이 점점 작아지고 많아지는 삼각형들은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이모든 것이 지치고 힘든 영혼들을 위한 당신의
                                                            기도로 변하여지기를...
                               완전한 펑온 60.6×50cm oil acrylic on canvas 2019




                                         작가가 설정한 빛은 가슴으로부터 나온다. 빛은 인간 각자의
                                          가슴에서 비쳐 나와 그 존재의 신비를 스스로 드러낸다.
                                                그 빛은 꿈 속의 풍경을 비춘 듯하다.






            인물에 비친 빛은 신비감을 더한다. 꿈 꾸는 것 같다. 몽롱하다.            엇’으로 설명한다.
            작가가 설정한 빛은 가슴으로부터 나온다. 빛은 인간 각자의 가슴에서 비쳐
            나와 그 존재의 신비를 스스로 드러낸다. 그 빛은 꿈 속의 풍경을 비춘 듯하다.    “아름다움은 필연적 만족의 대상으로서 개념 없이 인지된다.”
            작가는 인물의 가슴 앞쪽에서 비춘 인공조명의 변화를 포착한 사진을 제작과        François Cheng, Cinq méditations sur la beauté, 2006.
            정에 활용하고 있지만, 결국, 작품 속에서 인공의 빛과 인물모델이라는 구체
            적 대상이 사라진다.                                     말 많은 세상에 말 없는 그림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과연 작가의 길은 무엇인
                                                            가? 그림은 글이나 문자보다 직관적이며 직접적이다. 그림은 침묵한다. 시간
            작가는 기억으로부터 끄집어낸 빛과 등장인물을 화면에 투사한다. 밑에서 우        을 두고 보면 그림은 말한다. 그림은 절대(絶對, Absolute)를 향한 존재 너머
            러나오는 빛은 작품의 소재인 꽃이나 인체 속에서 품고 있고, 스스로 발현되       의 신비를 담고 있다. 작가는 묵언(默言)이 가지는 그 너머의 비밀을 감지한다
            는 숭고한 빛이다. 빛이 밑에서 위로, 가슴에서 빛이 올라온다. 존재성의 그 깊
            은 곳에서 비쳐 나온다. 스스로의 빛이다. 작품 속 인물은 목은 가늘고 눈과 눈    작가의 회화론은 미궁(迷宮, labyrinthos)이다. 중심을 향한 끝없는 여행의 과
            썹 사이가 유난히 멀다. 허리도 가냘프다. 재현하고자 하는 것의 본질을 추출      정이다. 그려진 것과 그려지지 않은 것 사이에서 그림 너머의 무엇을 찾고 있
            한 생략과 과장 그리고 추상(abstract)의 단계를 거친다. 작품은 감상자의 마  다. 서로 대립하는 두 가지 요소를 통합해 한 가지 주제에 도달하려는 작가의
            음을 움직여 소소한 이야기를 만든다.                            태도는 ‘회화의 변증법(辨證法, dialektik)’이라 할 만하다. 작가는 지금 새로
                                                            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 다른 시각으로서의 이 사회 이야기를, <균형 속
            작가는 아름다움을 통해 ‘무관심의 만족상태’ 즉 ‘보편적인 만족’을 찾고 있는     불균형(Unbalance in balance)>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앞
            것이 아닐까? 아름다움은 사랑에 연결되어 있다. 아름다움은 활기를 불어넣        으로의 작업은 ‘중심잡기’라는 주제로 <Human tower> 제목의 연작들이다.
            는다. 보이지 않는 빛을 통해 숭고한 상태를 이룬다. 아름다움은 목적, 수단 혹    이번 전시는 또다시 인간이 살아가야 할 이야기를 담은 ‘서사(narration)’로
            은 유용성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중국계 프랑스아카데미의 회원인 프랑수와        의 귀환을 알린다.
            쳉(François Cheng, 1929 - )은 ‘절대적인 아름다움은 예술이 추구할 그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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