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전시가이드 2025년 08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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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이드 초대석

         무위심상(無爲心狀)의 먹물 산수

        전제창(全濟昌)의 작품세계



        글 : 김광명(숭실대 명예교수, 미학/예술철학)














































        무위심상(無爲心狀)  46x34cm  캔버스에 먹물  2025





        예로부터 산수(山水)는 자연을 대표하는 자연환경의 중심을 이룬다. 마루         또한, 채색을 가하지 않고 먹색만으로 먹의 농담을 이용하여 모든 색채의
        와 골로 이어지는 산의 정상과 계곡에는 물이 흐르고 있어 산과 물은 떼려        효과를 나타내는 수묵화의 범주에 속한다고 하겠지만 전통 수묵화도 아니
        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만약 산에 물이 없다면 생기가 없을 것이기 때      다. 작가 전제창의 이력을 살펴보면, 서울예대와 추계예술대학교를 졸업한
        문이다. 산의 형세와 물의 흐름을 주된 자연경관의 소재로 삼아 이를 수묵        이후 1986년 동숭동 대학로에서 거리축제 기간 중에 철사로 다양한 동세
        으로 그린 그림이 전통 산수화이다. 그런데 작가 전제창의 화풍은 역사적         의 인체조형물 수백점을 만들어 참여하게 되었으며 특히 인체의 움직임과
        으로 고대 중국에서 출현한 이후 후대에 널리 알려진 바의 산수화도 아니         형태를 매우 단순화하여 표현하였다. 이 가운데 108점을 선별하여 ‘화석이
        거니와, 삼국시대 이래 중국에서 유행한 다양한 화풍을 수용하되 이후 우         된 인간-입체설치’라는 주제로 동숭동의 소금창고에서 첫 개인전(1987)을
        리에 고유한 양식으로 발전시킨 한국의 전통 산수화와도 거리가 멀다. 그         갖게 되었다. 그 후 지금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의 전시(2004)를 비롯해 개
        는 자신만의 매우 독특한 기법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린다.                 인전 15회 및 그룹 ‘농’전, 서울아트쇼, 한국현대미술작가 100인 초대전, 마
                                                        니프 등 다양한 국내외 전시에 초대되어 자신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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