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전시가이드 2025년 08월 이북
P. 29

10-6313-
                                                                                     t  문의 0
                                                                           t1004@hanmail.ne
                                                                   보도
                                                                     자료는
                                                                          ar
                                                                                              2
                                                                전시
                                                                          cr
                                                                                                7 (이문자 편집장)
                                                                                               4
                                                                                               7
                                                                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화순을 거처 국도를 타고 슬슬 가는 길은 일요일답지 않아 한가했다.           텐데~싶더라고요.”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말씀 끝이 흐려지신다.
            네비양은 매번
            “이 길은 잘못된 길이오.”                                 순천에 다가갈수록 하늘이 내려와 부옇게 시야를 좁혀 오더니 어느새 눅눅
            하며 목소리를 높이는데, 실전에 강한 인간 네비가 뒷좌석에 있으니 맥을 못       해진 공기에 비가 한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승선교를 마주할
            추었다. 앞집 선생님이 곳곳을 다녀보셨더랬다. 우리 가족만 다닐 때는 모르       생각에 해가 쨍하지 않아 덥지 않은 게 더 좋다고 서로 맞장구쳤다. 우중 산
            고 지나쳤던 곳들의 발자취를 꿰고 있는 분의 설명과 함께 하니 달리는 자동       책이라니 얼마나 낭만적이냐며 기대에 들뜬 채 느릿느릿 도로를 전세 낸 듯
            차 역사 탐방기가 되었다.                                  여유를 부리며 가다 보니 어느새 선암사 길목이다.

            쇠락해 스산해 보이는 탄광을 지나 꼬불꼬불 산길을 따라 울창한 나무 사이        동생 댁네는 호박잎 쌈밥에 각종 밑반찬과 토종 백숙을 한 상 정성스레 차려
            를 지나칠 때면 산뜻한 공기와 초록빛에 머리와 눈이 시원하게 맑아지는 듯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식당 바로 옆에는 승선교를 연상케 하는 다리 밑으로
            했다. 시간도 천천히 흘러가니 마음도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았다. 깊은 산중이      절에서 흘러내린 시냇물이 흘러가고 새들의 지저귐, 바람 소리에 벌써 마음
            다 보니 구석구석 6·25전쟁을 치르며 빨치산이 머물렀던 곳과 본디부터 부       은 승선교를 마주한 기분이었다.
            근에 살고 있었다는 죄 아닌 죄로 무고한 양민들이 희생된 곳을 이야기할 때
            는 차 안이 숙연해지기도 했다.                               잦아든 비가 안개로 피어오르는 조계산은 등짐 내려놓으라 손을 내민다. 입
                                                            구에서 절까지 길게 이어지는 숲길은 계곡을 옆구리에 낀 채 이어져 있다. 팽
            불에 타 사라져 나무만 무성해진 그 터를 보면 무상함을 느끼신다며            나무, 느티나무, 굴참나무, 편백나무 등 갖가지 나무가 하늘을 덮을 듯 팔을
            “한 때는 저그서 사랑도 하고 밥상머리에 도란도란 아이들과 눈을 맞추었을        벌리고 늘어서 있다. 흐린 날씨여선지 찾는 이도 많지 않아 호젓한 데다 그리
                                                            경사지지 않은 널따란 흙길을 걸으니 몸과 마음이 느긋해졌다.
                     •한맥문학 등단 /•전남일보 연재
                     •광주문학 편집위원(현)                          머루 같은 까만 두 개의 눈알이 또록또록한 장승 곁을 지나 경쾌한 계곡물
                     •광주매일신문<무등산문학백일장>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니 작은 다리 하나가 나타났다. 갸우뚱 고개를 저으며
                         23년 산문 우수상 수상
                     •광주매일신문 < 무등산문학백일장>                    “사진으로 본 다리랑 다르네.”하는 순간 위쪽으로 무지개가 뜬 듯 떠억 진짜
                         24년 종합대상 수상                        승선교가 “나야 나!”라는 듯 자태를 드러냈다. <다음호에 계속>
                     •월간 전시가이드 '쉼터' 연재 중


                                                                                                       27
                                                                                                       27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