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2019년05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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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The 팬-Family 90×35×47cm 브론즈, 대리석 2019
2019. 5. 1 – 5. 11 장은선갤러리(T.02-730-3533, 운니동)
가족애를 기반으로 하는 정감어린 이야기 조각 심성규의 작업이 추구하는 조형적인 가치의 하나는 ‘가족’이다. 부모와 아이
들,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복수의 인물상은 그이 작품세계를 형성하는 근
심성규 작품전 간이 된다. 이처럼 복수의 인물상은 가정이라는 현실공간을 조형공간으로 탈
바꿈시키는 요체이다. 개별적인 인물 한 명을 대상으로 하는 단신상과 달리
가족상은 다양한 조형공간의 연출이 가능김미하다. 가령 엄마와 아기가 함께
글 : 신항섭(미술평론가) 하는 모자상은 사랑과 행복과 희망의 상징이 된다. 단신상에서는 기대하기 어
려운 정서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의 작업에서 가족을 단위로 하는 인물상은 초기부터 일관된 주제였다. 단신
인물상은 조각에서 가장 빈번하게 다루어지는 주제의 하나일 것이다. 고전 상이나 또는 누드상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전통적인 인체조각의 개념은 그 형
적인 조각에서부터 현대조각에 이르기까지 인물상은 조각의 대명사라고 해 태적인 해석에 집중하기 십상이다, 반면에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인물상은 조
도 지나치지 않다. 재료가 다양해진 현대에는 이러한 공식이 깨졌지만, 그래 형미보다는 내용에 더 큰 의미를 둔다. 다시 말해 가족, 즉 복수의 인물이 등장
도 인물상은 여전히 적지 않은 작가들에 의해 그 명맥이 이어지는가 하면 새 하는 경우 스토리가 생긴다. 두 명 또는 세 명의 인물이 함께 했을 때 복수의
로운 조형적인 해석 또한 계속되고 있다.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인물상은 일 사람 사이에 관계가 형성되고, 그 관계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런 의미에
반 미술애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제이다. 사회의 기본 단위인 ‘가족’은 사 서 볼 때 그의 작업은 조각 자체에 대한 미적 탐구보다는 이야기 조각으로서
랑과 행복을 상징하는 단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가족’이라는 주제가 조각 의 개념에 집중한다. 이처럼 방향설정이 명확함으로써 복수의 인물, 즉 가정을
가들에 의해 선호되고 있는 것은 인간 삶의 이상이 다름 아닌 ‘사랑’과 ‘행복’ 중심으로 하는 가족의 일상적인 삶의 단편들이 작업의 제재가 된다. 초기의 작
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업은 인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조각의 한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입상이 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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