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2019년05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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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향기  42×64cm  옻칠,은박  2019                      여인의 향기  61×90cm  옻칠  2019









            후 그 색상 위에 칠을 덮어서 전체 색채의 균형을 맞추어 간다면 옻칠은 바탕      무거우면서도 화려한 느낌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인물화의 피부나 머리카락을
            효과를 예상하면서 옻칠을 하고 그 위에 또 칠을 반복하여 나중에 사포로 갈       나타내는 섬세한 표현은 옻칠화만의 새로운 느낌이 나는 작품으로 변화시켰
            아내어 광택을 내면서 여러 가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점 등이 서양의 유화와는      다. 이는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는 방법과는 달리 알루미늄 가루를 화면에 뿌
            다른 표현이다. 유화는 색칠하면 빠르게 그 효과를 바로 볼 수 있지만 옻칠은      리고 그 위에 긁고, 옻칠을 도포하고, 갈아내는 과정에서 옻칠화 고유의 화면
            마지막 부분에서 옻칠한 부분을 사포로 갈아내어 광택을 내어야만 비로소 그        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효과를 알 수 있어 그 효과를 느리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옻칠화는 많은 노동
            력을 필요로 한다. 바탕 판을 만들어야 하고, 칠하며, 갈아내고 하는 노동력이     국내 옻칠화 분야에서 인물화를 그려내는 작가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많이 사용되는 것이 옻칠화가 발전하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된다.       인물화는 정확한 데생과 섬세한 얼굴의 표정을 나타내어야 하고 동시에 옻칠
            김미숙은 그동안 한국화로 여성의 얼굴을 중심으로 ‘한(恨)’ ‘마녀사냥’ 연작을    화의 기법들이 더해져야 제대로 인물화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얼
            제작하였다. 여기서 작품들은 비단 위에 채색화법으로 표현하였는데 특히 여        굴이나 몸의 피부, 세밀한 머리칼의 표현은 정성을 기우려야 하며 많은 시간
            성의 얼굴 부분을 섬세하게 그려내었다. ‘마녀연작’은 마녀라는 가상의 주체를      을 소비해야 한다. 그러므로 지금 김미숙의 인물 옻칠화는 국내에서 중요한
            그린 것으로 한을 돌보는 작가의 내적인 제의를 나타내는데 주로 여성의 얼굴       연구과정의 작품으로 보는 것이 좋겠다. 왜냐하면 국내에서 인물 옻칠화의 기
            과 머리카락을 중심으로 그린 것이다.                            법이 소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물 옻칠화 표현은 김미숙의
                                                            개인적인 옻칠표현으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현대 옻칠화를 확장시켜 나갈
            근래 들어 김미숙은 옻칠화 작업으로 작품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한국화 작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근래 들어 옻칠화를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기
            품에서 보여 왔던 인물화를 중심으로 옻칠화에서 느낄 수 있는 화려함과 기        회가 생겨나고 점차적으로 옻칠화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어 옻칠화의 본격
            법, 광택의 효과를 중심으로 하여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화에서      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는데 김미숙의 인물 옻칠화가 중요한 역할을
            보여주던 것과는 달리 화면이 서양화 표현과 같이 두터운 한편 질감이 있고        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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