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전시가이드 2025년 0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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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의 전시포커스
이함캠퍼스 전경
이함캠퍼스, 폴란드포스터전 개념적인 방식으로 포스터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어디에서 볼 수
침묵, 그 고요한 없는 독창적인 포스터가 등장한다. 이런 현상을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에서는
‘폴란드포스터 학파(Polish School of Posters)’라는 이름으로 개념화할 정도
로 높이 평가한다. 폴란드포스터 학파가 접근한 태도는 그 이후 전세계 디자
외침_폴란드 포스터 이너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폴란드포스터 전시의 특징 중 하
나는 포스터를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표현의 결과물로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
라 그것이 탄생하게 된 시대적 배경을 통해 맥락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서 대중을 설득해야 하는 포스터는 그 시대의
글 :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흐름과 사회적 환경을 반영한다. 그렇게 시대적 맥락을 살린 포스터가 어떻
게 국가의 꿈과 기업의 기대와 개인의 욕망을 표현했는지 이번 전시에서 느
국내 유일, 최초의 대규모 폴란드포스터 전시가 열린다. 세계 포스터 디자인 낄 수 있을 것이다.
의 패러다임을 바꾼 혁신적인 폴란드포스터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시로, 양
평에 위치한 이함캠퍼스(이사장 오황택)가 소장한 1만 점의 폴란드포스터 중 최근 폴란드 대통령이 방한했고, 폴란드와는 대규모의 무기거래가 이루어지
선정된 200점의 그래픽 전시이다. 시안쿠크, 토스카니,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우호 관계가 증진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등 현대 시각 디자이너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그래픽의 진수이자, 디자인과 북한군 파병으로 남북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국에 이번 전시는 폴란드
예술 관련 전공자들이 꼭 봐야 하는 전시이다, 현대사가 끊임없는 전쟁의 고통을 받으며 그런 비극으로부터 평화와 자유를
얻어낸 결과로써 포스터의 역할에 주목한다. 폴란드포스터 학파는 억압과 폭
이함캠퍼스에서 펼쳐지는 폴란드포스터의 향연 력에 부드럽게 저항한 시적인 포스터다. 전쟁의 긴장이 고조되는 이 시기에,
폴란드포스터가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뜻 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기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1950,60년대 폴란드포스터는 세계 그래픽 디자 대한다. 이함캠퍼스는 가구와 같은 실용적인 오브제를 컬렉션하는 미술관으
인계에 커다란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 20세기 중반까지 포스터 디자 로 그 위상이 독특하다.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생활 속의 도구들에서 예술
인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보다 대중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하듯 적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대중에게 소개한다. 오황택 두양문화재단 이사장
이 디자인되었다. 하지만 폴란드 디자이너들은 좀 더 함축적인 방식으로, 또 은 우연한 계기로 폴란드포스터를 컬렉션하기 시작했고, 그 수가 1만여 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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