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신정문학
P. 118
비토 섬에서
강 창 석
까치 생활 서럽더라
오명 쓰는 게 더 서럽더라
용의를 갖추어 사람답게 살고 싶고
용의를 갖추어 인간답다 소리 듣고 싶어
까치 생활 청산하련다
태초 때 토끼가 노닐던 높게더기
가난의 씨앗 심어 희망의 싹 틔워
올망졸망 행복 영글려니
요지경서 풀린 자들의 무지는
가슴 깊이 패인상처 가진 자에게
벼루길보다 무근지설 뿌려놓고
인정사정 가뭇없는 휘둘림
가시덤불에 올려놓고 빛을 가려
나인의 절규로 얼룩졌던 비토 섬이라.
* 주석 : 비토섬은 경남 사천시에 있다.
강창석|호 록원. 소록도 거주. 한국문인협회 회원. 하운문학 연구소 소장
134 | 신정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