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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부문 신인문학상 심사 총평












                             차 용 국
                             (시인, 시조시인, 수필가)




                 1. 첫 만남




                   시는 결코 나만 아는 곳에 꼭꼭 숨겨놓고, 나 홀로 몰래 찾아서
                 먹는 곶감일 수는 없습니다. 시는 독자와 공유하면서 공감하는 문
                 학입니다. 독자 없는 시는 이미 존재할 가치를 상실한 것입니다. 심

                 지어 시를 지은 시인 자신도 수많은 독자의 한 사람일 뿐입니다. 시
                 인이 자신의 시를 시작 노트를 통해 설명한다 하여도, 그것은 그 시

                 를 읽는 수많은 독자 중 1인의 견해일 뿐입니다. 심사나 시평을 쓰
                 는 사람의 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자는 시적 정서를 공유하는 동반자이지 시 해독 자가 아닙니
                 다. 시인만 아는 열쇠 번호로 꽉 잠겨져 있는 암호와 같은 시를 해

                 독하며 읽을 독자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심사자나 시평가도 마찬
                 가지입니다. 독자가 자신의 경험과 사유 방식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말로 짓는 은유의 나라에서 참신한 시가 싹 트고, 건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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