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4 - 신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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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청춘들은 자아실현에 강한 성향을 가져 학창 시절부터
많은 이상과 꿈을 가진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부모가 인문고 진학을
바랬지만 자동차와 항공기 기술을 배우려고 어느 누구는 조선 기술
을 일찍 배우기 위하여 전문 실업고등학교를 선택한 학생들도 있
다. 또, 더 많은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고 깊이 있는 학문적 연구를
위하여 대학 진학을 선택한 학생도 있다. 선택은 달랐지만 가지고
있는 공통점 하나는 자아실현이었다. 자격증 하나를 더 취득하기
위하여 더운 실습장에서 땀방울을 흘리고 전문 지식을 습득하기 위
하여 밤늦도록 도서관에서 전문 서적과 씨름하며 취업에 고민을 거
듭하는 대한민국의 꿈나무들이였다. 그런데 그들이 사회 첫발을 디
디며 경험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고졸이라는 딱지가 붙어 임금의
차별을 받고 험한 노동의 현장에 내몰려 안타까운 목숨을 잃는 사
례도 있었다. 차별과 비인간적인 노동을 강요한 이들은 기성대가
아닌가? 그들도 어느 청춘의 부모요 가장일 텐데 다 같은 자식이 아
닌지 되묻고 싶다. 모두의 축하 속에 대학을 진학한 학생들은 보다
나은 자신의 미래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학습과 힘든 아르바이
트를 병행하며 보낸 4년의 끝은 좁기만한 취업의 문턱이 기다리고
있다. 몇 안 되는 일자리를 놓고 같은 청춘 간에 머리 터지게 싸워
야하는 현실과 공평한 기회가 없음에 한탄하고 공정이 없음에 다시
절망하고 태생이 흙수저라는 패배감과 마주하게 된다. 아니 그 마
지막 단계는 절망 그 자체였다. 나는 노량진 학원가를 가보지는 않
았고 청춘들이 먹는다는 컵밥을 먹어 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 청
춘들이 먹는 컵밥 속에 고통과 좌절, 분노와 원망이 섞인 눈물이 들
어 있음은 짐작 할 수 있다. 이들의 눈물을 누가 위로해 줄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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