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0 - 신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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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출발








                 ​
                 겨울산은 음산하다
                 대지는 잠들고 소리 없이 다가온 눈발이

                 품에 내려앉으며 내공은 알알이 여문다


                 나목은 주린 마음 채우려 자양분을 발끝에 품고

                 깊은 잠에 푸른 꿈 꾸기도 하지만

                 창공의 유혹에도 의욕은 마음 한 조각뿐이다


                 ​
                 나목은 언제부터인가 웅크린 마음을 녹여가며
                 눈 떠 보려는 안간힘, 퇴색되기 싫은 몸부림이다
                 속에 뒤엉킨 허구 속에 또 다른 생명수를

                 흔들림 없이 담을 수 있을 거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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