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3 - 신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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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를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담담하게
‘끌려가는 바닷물처럼 역사는 버려진 시간/피고 진 파릇한 영령들
의 꽃잎은/가시덤불에 별이 되어 묻혔다//8월이면/그 자리에 영혼
의 별꽃이 피어난다’ 고 넌지시 알려줍니다. 상징어의 사용과 전개
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습니다. 독자는 이제 시를 읽으며 권력과 탄
압으로부터 역사마저 버려진 시대를 살아야 했던 민중을 상상하며
아파합니다. 그 대상은 ‘가시덤불’로 대변되는 험난한 삶의 과정을
살아온 위안부 할머니 일 수도 있고, 각자의 독자마다 생각하는 그
리움의 대상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별이 되어 별꽃으로 피어나
는 사람, 8월이면 광복의 함성에 활짝 피어나는 무궁화꽃 같은 사
람입니다.
박이동 시인은 「새 출발」을 준비합니다. 겨울은 시련과 고독, 그
리고 암울한 시대 상황을 암유합니다. 겨울나무는 시련과 고독을
참고 있는 모습의 형상화입니다. 박 시인은 ‘나목은 주린 마음 채우
려 자양분을 발끝에 품고’ 시련을 극복하는 인고의 의지를 발견합
니다. ‘속에 뒤엉킨 허구 속에 또 다른 생명수를/흔들림 없이 담을
수 있을 거라면서’ 희망을 노래합니다. 소소한 일상의 사물에서 생
명의 의지와 삶의 의미를 찾아내어 시로 승화시키는 박이동 시인의
시향을 나누고 공감하며, 무한 발전을 응원합니다.
제1회 신인문학상 | 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