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신정문학
P. 76
연어
김 윤 정
푸른 달밤 세찬 시냇물을 거슬려 올라가는 연어 한 마리
자다가 화들짝 놀라 깨어난 미꾸라지들이 비아냥거린다
쟤는 바보 인가 봐
흘러가는 물을 따라 헤엄치면 편할 텐데, 왜 사서 고생이람
연어는 물 흐르는 대로 살다가
저절로 도착하는 곳이 싫었다
그 반대편 도착 지점
그 목적지를 향하여 시퍼렇게 멍든 몸으로 묵묵히 헤엄치고 있다
연어의 검붉은 신음소리,
가슴 에이는 그 소리의 파동에 깜짝 놀란
소쩍새도 함께 우는 깊은 밤이다
김윤정|재능시낭송가. 경남재능시낭송가협회장. 숙명여대 국문학과 졸업. 마산
문학관 시, 산문 창작 교실 12년간 수료. 공동 저서 꽃이 건네는 말 외 10여권
92 | 신정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