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신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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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지문



                                                                    남 경 희



                 그는 손가락이 짧다



                 그 손바닥에 지도가 그려져
                 삶이란 것도 짧게 끝났다



                 그의 어두운 방 속에 갇힌 아이가

                 지치고 쓰러져 밤잠을 설쳤지만
                 아무 의미 없이 홀로 울다 잠이 들었다



                 양복바지 속에 숨은 아이들의 눈알을
                 겨울 개울물에 씻겨 잠재우며 울던

                 아버지의 어깨 한 축이 어설프다
                 그의 손가락이 짧은 것은 지문이 짧은 것













                            남경희|아호 운향韻香). 월간 문학 공간 詩등단. 한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회원. 시와의 산책 詩낭송협회대표. 국제시낭송연합회 양산지부장. 시집   수레
                            국화  ,   상처 위의 꽃  


                                                                  초대 작가 |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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