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신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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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강가로 가족들 연인들 손에 손을 맞잡고 마음 하나 되어 자연
의 품에 안겨 잠시 시름을 달래는 모습이 아름답다. 발길 이르는 곳
마다 상춘객들로 길을 메우고 지천에 깔린 꽃들의 합창으로 나그네
의 혼마저 앗아가는 황홀경이다.
싱그럽고 향기 겨운 4월, 자연의 섭리인지 잠자던 삼라만상은 새
생명력이 솟구치고 마침내 가지마다 줄기마다 새 움이 돋아나 잎잎
이 푸르러 싱그러움을 안겨주는데 색색으로 백화가 난만하여 미소
를 짓기에 바야흐로 4월은 꽃의 성찬이요, 꽃의 품평회를 연듯하다.
숲속에서 하산 길에 피곤이 밀려와 오솔길 풀밭에 주저앉으니 속계
의 시름마저 간 곳 없고 安分知足의 경지에서 자연과 한 몸 되니 이
보다 더한 행복의 순간이 어디 있으랴.
행복감에 묻혀 쉬는 순간 필자가 아련한 학창시절 배우고 열심히
공부했던 현대 시 강의 시간에 백철 박사님의 외국의 시 작품 중에
아직도 기억 속에 맴도는 시인과 작품이 스치는 순간이다. 해마다 4
월이면 생각나는 시인, T. S. Eliot의 /황무지/를 떠올려 보았다. 일
상에서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들로부터 걸려오는 질문을 곧잘 받는
다. 평소 무지갯빛 꿈과 희망을 주는 계절이 4월인데 왜, ‘4월은 잔
인한 달’이라 했는지 그 의미가 알고 싶어서 전화를 했다고 한다.
이후 필자도 ‘잔인한 달’과 -/황무지(The Waste Land) /란 시에 담긴 문
학적인 의미 그리고 그 시의 시대적 배경에 관해서 잠시 생각에 잠
겨보았다.
먼저 ‘잔인한 달’이란 이 시의 제목은 /황무지/이다. 시를 쓴 작가
의 원명은 T. S. 엘리엇이다, <(T(Tomas) S(Stearns) Eliot 1888∼1965>
그는 미국 태생으로 영국으로 귀화한 시인이요, 극작가이며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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