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8 - 동북포루 수리보고서-2020.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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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공사 과정
하기 어려운 부분에 채색이 가미되면서 수원화성의 여러 건축물들은 생생하게 되살아났으며, 복원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각 의궤들의 제작시기에 차이가 있으며, 현황, 『화성성역의궤』,
『뎡리의궤』를 대조해 보았을 때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보이고 있어 차후 이에 대한 비교조사가 필요
하다. 내용이나 제작시기로 보았을 때 성역이 완료된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화성성역의
궤』는 양이나 질적으로도 건축적 측면의 신뢰도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본 동북포루의 복원
에 있어 1차적으로 『화성성역의궤』를 따르고, 2차적으로 『뎡리의궤』의 도설을 참고하였다.
10-2. 안료 검토
단청을 논하기 전 그것을 이루는 재료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단청의 재료는 채료인 안
료와 이것이 바탕 면에 도막을 형성하도록 혼합하여 사용하는 교착제(접착제, 결합제)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안료란 물이나 용매(기름, 알콜)에 용해되지 않는 (유색 미립자상의) 무기 또는 유기화합물이다.
안료는 접착제와 혼합하여 목조건물이나 성형물에 채색하여 고착시켜 줌으로서 외관을 아름답고 장중하
게 하며, 결함이 있는 곳을 은폐시키기도 하며, 환경적 요인에 의하여 부식되는 것을 방지한다. 안료는
크게 무기안료 유기안료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들은 각각 다시 세분하여 천연안료, 합성안료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자체 생산되지 못하는 물감은 수입하여 썼다. 당주홍, 당청, 양록, 양청 등은
이름 자체가 수입한 곳의 이름을 붙여 사용한 사례이다. 현대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몇
몇 물감을 제외하고는 천연 광물성안료가 생산되지 않는 나라이며 자체적으로 생산되는 안료는 알려진
것과 달리 기준에 미치지 못하여 과거에도 현재에도 국내 수급은 일본, 독일, 미국 등에서 비싼 물감을
공급받는 상황이다. 매우 희소성이 있으며 가격도 고가이기 때문에 천연광물성 안료인 석채 등은 건축
물 의장에 대량으로 물감을 사용 시에는 사용하기 곤란하여 현재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건
축물의 단청은 합성무기안료로 대체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천연 무기안료 중 여전히 사용되는 안
료는 토성안료나 체질안료인 호분이며 그 양으로는 백색의 무기안료가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현재 국
립문화재연구소나 홍익 안료, 그리고 개별적으로는 연구소와 협업하여 국내 단청안료의 개발에 힘을 쓰
고 있지만 이미 개발이 되었다 하더라도 접하기 어려울 정도로 역시 가격이 고가이고 질적으로도 이것
을 직접 시공하는 단청관계자들에게는 와 닿지 않는 형국이라 여전히 시중에 판매되는 합성안료로 대체
하여 시공을 하고 있다. 이것은 문화재표준수리시방서에서 준하는 기준에 맞추어 시공하는 것이기 때문
에 문제가 없다. 게다가 문제는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것도 문제이다. 단청공사에서 사유지에 개축하
는 경우가 아니라면 문화재 공사에서 무리하게 천연안료로 시공하는 사례는 흔치않기 때문에 고가의 비
용을 들여 천연안료의 개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전폭적으로 양질의 일본산과 같은 안료를 구
입하여 사용하는 실정이라면 그들의 노력이나 비용 면에서는 안타까운 상황임이 틀림없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단청안료가 합성안료로 바뀌어 시공한지 오래되었고 기술자들이 수십 년간 다루어온
안료들은 값싸고 질적으로도 엄청난 기술적 발전이 되어왔다. 은폐력이 강화되고 선명도에 있어서도 이
전과는 비할 수 없는 것도 물론이다. 다만 이러한 합성안료들은 18세기 서양에서 이미 만들어져 국내에
서도 19세기 경이면 이미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값싸고 사용방법이 손쉬운 재료를 찾게 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광물성 안료이냐 합성안료이냐에 따라 안료의 자체 물성이 다르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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