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2 - 동북포루 수리보고서-2020.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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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공사 과정



               현되는 식이다. 다만 현대에 이러한 정분의 성격을 가진 재료에 관하여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이와 유

               사한 안료로 ‘ 호분’ 이라고 부르고 있을 뿐이다.
               정분과 가장 많이 혼선이 오는 명칭이 바로 이 호분인데 胡粉은 ‘ 오랑캐 호’ 라는 글자에서 온 것으로
               중국에서는 서역을 말한다. 지금의 이란으로 추정되는 서역에서 들어온 하얀 가루가 호분이라는 이름의
                       11)
               유래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중국을  뜻하는  말이라고  알고  있다.  이  호분은
               ‘ 납’ 성분을 가지고 있으며 연백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 진분’ 이다. 다시 말해 호분이라는 단어는 사

               실  연백을 말하며,  이  연백은 납  화합물이기 때문에  황화수소  및  습도와  만나면 까맣게  변하는 성질이
               있고  미묘한  표현에 적합지  않다는 이유로  점차  사용하지  않게  된다.  양질의  연백을 구하기  어려운 것
               도 이유였다. 수원 화성 축성 시에 사용된 진분은 연백인 것으로 생각 된다. 연백은 납성분을 가지고 있
               고  당시  화장품이나 그림에 그리면서  유행하였으나 피부에 바르면  납중독을 일으키고 피부나 호흡기로
               흡수되면 유해하다고 알려져 있다. 현대에서는 이 연백(진분)을 대신해서 사용하는 안료가 지당(티타늄화
               이트)이고, 정분의 역할을 하는 것을 호분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호분도 우리나라에 원산지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생산되지 않는다고 한다.  근래는 거의 수입산(일
               본)을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산을  구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국립문화재 연구소에서  연구안료에  매진하
               고  있다고 하나  향방은 알려진  바가  없다.  국내에서  좋은  양실의 안료가  자체생산이 되어  수입에만 의
               지하지 않았으면 한다.



               수원 화성의 안료를 살펴보면 백색의 안료를 정분과 진분으로 구분하고 삼토단청에 하급 단계에 속하는
               건물에는  정분만  사용하였다.  선명한  색상으로  색과  색의  구분을  위한  경우에  사용하는  진분을  사용하
               지  않았음은  문양이  없는  단청이  시공되었음을  말한다.  시공방법은 이에  따라  동북포루의  단청은  가칠
               단청으로  귀결되었다.  다만  정분의  성격이  현대의  물감과  달라  수면단청에  어떻게  사용하였는지  알기
               어렵다.  『뎡리의궤』의  도설에는  붉은  육색얼굴에  먹으로  표현된  수면이  표현되어있는데 이때  정분의

               성격이 과연 육색표현이 가능했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시 물감은 가능하였다고 자문위원 곽동해
               교수의  자문이  있었으나  현대의  호분만으로는  명확하게  표현이  쉽지  않다.  현대에서는  진분의  성격과
               유사한 지당이 어느 정도 같이 조채되어야 백색의 색상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 때문에 진분
               이 사용되었을지 모른다는 가설이 세워졌고 만약 그렇다면 단청도 긋기단청까지 가능한 상태가 되어 동

               북포루  단청  전체시공방법에 혼선이  왔다.  단청에서  안료의  성격상  백분인  정분이  가칠용임은 이미  설
               명하였고  문양을  그리는데  적합하지  않다고  할  때  동북포루의  단청은  가칠단청이 분명하다.  그  외에도
               육색을 만드는데 문제가 없었음을 확인하는  예가  있는데 삼토단청으로 동북포루보다 안료사용이 더  적
               은  경우가  있었다.  이때  벽체를  만들고  토육색으로  가칠한  예를  중포사나  내포사의  경우처럼  『뎡리의
               궤』에서 도설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 물감의 복원이 어려운 만큼  물성을 따져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당시 색상을 구현하는 방법

               으로  복원의  목표를  두기로  하였다.  애초에  단청안료를 천연안료로 사용하여  했던  것도  아니었고  설계
               는 현대 합성안료로 구현하도록 하였다. 과거에 존재하였던 전통물감의 성분이나 재료적 측면에서 당장
               은  해결되지  못하지만  당시의  수면의  형태는  수원화성성역의궤에  잘  나와  있고,  색상표현은  『뎡리의
               궤』에 근거하여 색상표현을 한다면 형상복원과 색감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성과가 크기 때문이다.


               11) 전통회화의 색, 이상현, 결출판사, 2008,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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