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6 - 동북포루 수리보고서-2020.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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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공사 과정



               를  사용했다는  불국사  복원경과보고서의  내용이  있다.  석간주는  국내에  원산지가  있는  안료로서  역시

               지금은 사용되지 않지만 조선왕조실록에는 진상으로 바친 석간주에 대한 기록이 있다.


               □  조선왕조실록에 보이는 석간주 기록
               숙종실록 36권, 숙종 28년 5월 28일 기유 1702년의 기록을 살펴보면,
               삼척 영장(三陟營將) 이준명(李浚明)과 왜역(倭譯) 최재홍(崔再弘)이 울릉도(鬱陵島)에서 돌아와 그곳의 도

               형(圖形)과  자단향(紫檀香)· 청죽(靑竹)· 석간주(石間朱)· 어피(魚皮)  등의  물건을 바쳤다.  울릉도는 2년을
               걸러  변장(邊將)을  보내어 번갈아 가며  찾아 구하는 것이  이미  정식(定式)으로  되어  있었는데, 올해에는
               삼척(三陟)이  그  차례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준명이  울진(蔚珍)  죽변진(竹邊津)에서  배를  타고  이틀낮밤
               만에 돌아왔는데, 제주(濟州)보다 갑절이나 멀다고 한다. 라는 기록이 있다.
               석간주는  지금도  울릉도  토굴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숭례문복원과정에서 안료  논란이  일자  2014년부터
               울릉도에서  석간주를  채취해  연구를  하였으며,  최근에는‘ 전통안료  복원과  문화재현장  적용을  위한  기

               준마련’ 이라는 연구 성과 등도 공개하였다. 전통안료를 되살리고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
               서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복원결과  동북포루의  붉은색  안료는  현재  많이  사용되는  석간주에  비하여  확실히  붉다.  이렇게  석간주
               가  아닌  색상으로  복원을 한  사례는  국내  처음  시도하는  것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시대에 붉은색

               안료로 시공된 단청이 있다고 하는 데에 무척이나 신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고 이것을 처음으로 시도하
               였다는  데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문화재  공사에서  시기적으로 번주홍이  사용된 사
               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어떠한  시기에는  번주홍으로  하던  것을  석간주로  대체하
               여 사용하였기 때문에 각각 다른 시기에 조영한 건축물에 일괄적으로 석간주로 채색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안료를 당장 복원하기는 어려워도 적어도 색상의 복원이 이루어지는데 큰 의의가 있을 것으
               로 보인다.



                 ■ 녹색 안료 - 뇌록


               우리나라  고건축의  단청은  중국에서  청색으로  표현되는데  반해  우리단청에서  사용되는  뇌록은  은은한

               옥색에 가까워 중국의 단청과는 다른  고유한 색조를 띈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  단청 칠을  할  때
               가장 처음 가칠을 하는 녹색 바탕칠의 재료가 뇌록이다. 단청 공사할 때 꼭 필요로 하는 뇌록은 유일하
               게  국내  생산되는  안료  생산지가  존재한다.  뇌록은  구리성분이  녹아  흙에  스며들어  돌과  돌  사이에서
               굳어진 것이라 하며, 즉 구리가 녹아 생성된 화학작용의 부산물이기에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뇌록은 광
               물질이므로 10%의 아교와 섞어서 나무나 벽면에 칠하면 매우 효과적인데, 뇌록은 목재의 부후(decay)를
               예방하면서 표면을 보호하는 코팅효과도 발현하고 다른 색상과의 착색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뇌록에는 헥사클로로벤젠이라는 성분이 있어 방충 작용과 살충 작용을 하며, 곰팡이를 살균함으로
               써 방부제의 기능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전통 단청재료의 하나인 뇌록이 생산되는 곳으로 이미 조선시대 여러 문헌에 기
               재되어 있고  뇌록은  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하여 조선후기에 작성된 모든  건축공사 관련  문헌에서  유일하

               게 경상북도 포항시 소재 뇌성산 에서만 생산된다고 기록되고 있다. 뇌록 채취 장소는 아직도 확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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