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9 - 동북포루 수리보고서-2020.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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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포루 복원정비공사 보고서



               문에 한 가지 재료로 그 경험치를 쌓고 시공하는 것에는 꽤 긴 시간이 걸리게 되므로 물성자체가 너무

               나  다른  재료로  시공하는  것은  큰  모험이  아닐  수  없다.  합성안료와  합성접착수지의  시공법에  익숙한
               기술자에게 갑자기 광물성 천연안료와 아교 접착수지의 시공법으로 사용하여 단청공사를 진행하도록 유
               도하였을 때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근래 단청시공에서는 그러한 사유로 단청공사에서 천연석
               채니 재료의 복원을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지만 재료의 진실성이라는 부분에서 역시 자유롭지 못한 부분
               이 있다.

               국내 생산이 되지 않는 천연안료의 실정을 모르는 관계자들과 국민들은 대부분의 양질의 천연안료가 대
               부분 일본에서 수급되는 실정을 모르기 때문에 국보 1호 단청 복원 당시에 석채를 공급받아 사용하였다
               는  것이  충격이었을지 모르겠으나 미국이나  네팔  등지에서 생산되는 극소의 광물을  예약으로 공급받아
               특화된 기술로 일본에서 개발되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진 바이다. 현재 전통회화 작가들이 그들
               의 개인 작품을 위하여 회화, 불화, 단청 소작품 등을 그들의 명성과 고가의 재료를 다룰 수 있다는 자
               부심을 내세우는 방편으로 작품을 제작할 때 대부분 인사동이나 일본  방문 시에 싼 가격에 들여오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너무나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  돈  없는  작가들은 그나마도  그림의 떡이다.
               하지만  얼마  전  일본의  수출규제로  일본에게  과도하게  기대었던  것에  반성하여  일본산에  관한  경종을
               울리기도  하였고  미술계에서는  가장  전적으로  물감이나  안료에서  일본에  의지하는  상황에서  자정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대체재는  있는  것일까.  딱히  그렇지도  않다.  전체  원료를 모두  전

               통적  석채로 시공하는 것도  불가하여  개인작품으로나마 가능할지 모르나  건축에 대규모의  양을  사용하
               는 단청공사에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고 일부 안료 특성 상 대기 중 아황산가스와 만나면 쉽게 변색
               및 퇴락하는 성질 때문에 결국 합성안료와 섞어서 시공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한계에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국내사정에서 특별히 복원이라는 큰  명분을 걸고  시공하는  사례에서는 천연안료를 사용해야 복
               원이라고 주장하게 되면 재료의 현실에 차별을 두지 않는 탁상행정에 의하여 단청시공을 혼란에 빠뜨리
               기도  한다.  우선  단청시공을 재료,  문양,  시공방법에 이르기까지 어느  선까지  복원이라  할  것인지에  대

               한  조사와 재료적  측면의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  본다.  사실  단청은  이러한 복원에  관한  연구나 재료에
               관한 것도 건축과는 별개로 걸음마 수준이고 사실상 복원에 의거하여 단청시공방법이 연구된 사례가 거
               의  없다고 본다.  다만  전통안료에 대한 연구가 이제  거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하니  기다려 볼만하다.
               국내의 단청공사는 대부분 현재의 상태를 보존하는 방법에 치중되어있고 그에 관한 것은  꽤 성과가 있

               다.  모사도  수준급이고  훼손된  포벽의  단청  상태  그대로  건물에  보존처리하는  방법도  그  사례가  있어
               그러한 것에 맞추어 단청방법을 분류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원공사에서는 유독  쉽지  않은 것은 문양유추가 어렵거나 재료의 제약을 둘 때  기
               술자들의 혼선을 가져오곤 한다. 특히 비용적 측면에서 부담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동북포루가 복원공사
               라고 했을 때 많은 관련자들은 과연 단청은 어디에 초점을 두어 복원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였
               고, 문양의 경우 시대적 혼선이 존재한다면 결국 졸속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건축물은 복원이 되

               었는데 단청만 복원을 하지 않는 상황이 되는 것도 반쪽자리 복원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
               은 마음도 굴뚝같은 지경이었다. 결과적으로 현재로서는 수긍이 가는 단청방법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그
               과정이 너무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고 본다. 때문에 본 보고서가 이러한 과정을 세밀하게 기록하는 과정
               에서 단청부분이 길어지게 되었음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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