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3 - 동북포루 수리보고서-2020.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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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건축물에 방수를 위하여 하는 기름을 명유라고 하였는데 이것이 들기름이다. 이 기름은 과거에 꼭
들기름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 사가에서도 많이 하는 기름칠은 단청을 하지 않는 백골집이었기 때
문에 목부가 수분에 의하여 썪는 것을 방지하기위하여 청토 바름과 기름칠을 하였다고 한다. 나이가 지
긋하신 옛날 어르신들께 여쭈어보면, 지방별로 다르겠지만 전라도 남쪽에는 동백나무가 많아 열매를 짜
서 만드는 동백유를 많이 사용하였다. 먹을 수 있는 들기름보다 훨씬 경제적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시골
장터에 있는 오래된 방앗간에 가면 쉽지는 않지만 좋은 기름을 구할 수 있는데 불건성유인 동백유는 건
화가 들기름보다 빠르지는 않아서 결기작업이 쉽지는 않다. 문지름 작업을 아주 많이 해야 하는데 잘
건화 되면 목부가 매우 반들반들해져서 목가구의 표면이 코팅된 것처럼 된다. 마루나 기둥에 수시로 기
름칠을 하여 까맣고 반지르르 했던 시골의 한옥들이 예전에는 아주 많았다. 현대에서 목가구에 압착식
올리브유나 페인트용으로 나오는 오일스테인 등을 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러한 전통 식물성 기름
류 들은 볶아서 짜내는 기름이 아니고 생으로 짜내어 사용하고, 여기에 약간의 테레빈유를 섞지만 동북
포루에서는 생 들기름만을 이용하여 시공하였다.
□ 비계 해체
외부에서 비계를 해체하기 전에 목부에 포수를 완료하였고 판문을 제외하고 들기름 칠을 완료하였다.
판문에는 수면단청이 완료되지 않아서 채색이 모두 완료된 이후 하였다. 만약 미리 하게 되면 수면 단
청 시 기름성분 때문에 미끄러져 붓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뇌록가칠과 수면의 육색가칠 등이 완료된 시점에서 8월 28일 비계를 해체하였다. 수면부의 채색이 완료
되지 않아 붉은색 얼굴형태만 남은 상태에서 해체를 하고, 단청은 이날 쉬도록 하였다. 외부에서 비계봉
과 발판이 뜯기면서 안전사고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차후 준공 직전에 비와 태풍이 여러 번 잡혀있고
비가 오기 전 해체와 자재 반출까지 마쳐야 하는데 만약 일정이 틀어지면 비가 그치고 질척이는 바닥이
단단해질 때까지 해체한 자재가 현장에서 반출되지 못하면 준공 예정 기일 9월 6일 까지 주변 마무리
못하는 상황이 된다. 해체작업 이후 건물 외부에서는 방전공사를 진행하도록 하였다. 비계를 해체하고
너무나 맑은 날씨에 미완성된 모습이 멀리서도 보이는 상황이다. 흡사 붉은 얼굴 형태만 둥둥 떠다녀서
혹여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 수원화성 방문자라면 그날의 모습이 평생 갈수도 있다는 생각에 멀리서
새로운 모습의 동북포루 사진을 찍는 많은 관람객들을 보면서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상황이었다.
〔사진3-376〕 비계 해체 〔사진3-377〕 건물 주변의 비계 해체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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