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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별곡
임영재(30회·전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편
아버지-영재-아들로 이어지는‘세재’
글·사진 : 박기철(30회·전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필자가 지어준 號(호)를 들고 있는 世才 임영재
<동기별곡> 3회째 면접인(interviee) 정운교는 다음 인터-뷰 때 임영재를 추천했다. 체육특기자로 서울고에 입학했으며 공부도 전교 1~2위를 다툴 만큼
아주 잘한 친구라서 할 말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몸이 튼튼해 체육도 잘 하고 머리도 좋아 공부까지 잘 한다면 그야말로 문무(文武)를 겸했다. 그러한 임영
재(林暎宰)는 영재(英才)이겠다. 고등학생 때 공부와 담쌓으며 산 나와는 달리 영재는 저 높은 세계에 살던 친구였다. 학교 다닐 때 나랑 서로 잘 모르는 영
재에게 인터-뷰를 제안했다. 운교의 소개로 하는 거라고 말하니 영재는 흔쾌히 응했다. 덕분에 영재만이 들려줄 수 있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인터-뷰 만남 이전에 친구의 호를 먼저 짓 우를 안주로 영재가 가져온 와인 두 병 이상(+ 도 공부에 전념했단다. 중학교 1,2,3학년 내내
는다. 며칠 고민 후에 세재(世才)라는 호가 불켠 α) 과음하면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영재는 전교 1등이었단다. ④ 중학교 졸업할 무렵 체육
듯 불현듯 떠올랐다. 세상 세(世), 새싹 재(才)다. 나보다 술도 엄청셌다. 품성도 온화했다. 선생님께서 체육특기자로 명문 고등학교 진학
세상에 나온 뛰어난 새싹이라는 뜻이다. 운교 나는 영재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메모하면서 들 을 추천해 주시겠다고 해서 서울고를 선택했단
말에 의하면 영재는 체육도 잘 하고 공부도 잘 으며 열 번 넘게 연신 깜짝깜짝 놀랐다. ① 영 다. 우리 동기들이 추첨을 잘 받아 서울고에 입
했으니, 문무(文武) 겸한 뛰어난 친구라서다. 드 재는 김수환추기경께서 서울 혜화동 소재 동성 학한 것에 비해 영재는 자신이 선택해 서울고에
디어 영재를 처음 만난 날! 나는 영재한테 딱 맞 중학교 이사장이었을 당시 2학년 때 이미 키가 입학했다. ⑤ 서울고에 입학했는데, 체육특기자
는 호를 지었다는 느낌이 탁 들었다. 공부를 아 179~180이었단다. 전교에서 제일 컸단다. ② 체 로 들어온 학생은 오전 수업만 하고 오후에는
주 잘했다면서도 체격이 당당해서다. 과연‘세재’ 육선생님이 운동선수로 뛰라고 하시길래 본의 운동을 해야 했단다. 당시 이창갑 교장께서 그
가 맞았다.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요즘 말로 상 아니게 서울시체전에 나갔단다. 투포환에서 금 런 원칙을 강하게 지키셨단다. 아버님께서 교장
남자였다. 철판 위 지글지글 익어가는 맛난 한 메달, 투창에서 은메달을 받았단다. ③ 그럼에 을 만나 아들이 오후에도 수업받을 수 있도록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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