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2025_서울인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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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별곡







                               임영재(30회·전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편
                             아버지-영재-아들로 이어지는‘세재’


                                             글·사진 : 박기철(30회·전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필자가 지어준 號(호)를 들고 있는 世才 임영재


          <동기별곡> 3회째 면접인(interviee) 정운교는 다음 인터-뷰 때 임영재를 추천했다. 체육특기자로 서울고에 입학했으며 공부도 전교 1~2위를 다툴 만큼
          아주 잘한 친구라서 할 말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몸이 튼튼해 체육도 잘 하고 머리도 좋아 공부까지 잘 한다면 그야말로 문무(文武)를 겸했다. 그러한 임영
          재(林暎宰)는 영재(英才)이겠다. 고등학생 때 공부와 담쌓으며 산 나와는 달리 영재는 저 높은 세계에 살던 친구였다. 학교 다닐 때 나랑 서로 잘 모르는 영
          재에게 인터-뷰를 제안했다. 운교의 소개로 하는 거라고 말하니 영재는 흔쾌히 응했다. 덕분에 영재만이 들려줄 수 있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인터-뷰 만남 이전에 친구의 호를 먼저 짓         우를 안주로 영재가 가져온 와인 두 병 이상(+         도 공부에 전념했단다. 중학교 1,2,3학년 내내
          는다. 며칠 고민 후에 세재(世才)라는 호가 불켠        α) 과음하면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영재는          전교 1등이었단다. ④ 중학교 졸업할 무렵 체육
          듯 불현듯 떠올랐다. 세상 세(世), 새싹 재(才)다.     나보다 술도 엄청셌다. 품성도 온화했다.             선생님께서 체육특기자로 명문 고등학교 진학
          세상에 나온 뛰어난 새싹이라는 뜻이다. 운교           나는 영재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메모하면서 들           을 추천해 주시겠다고 해서 서울고를 선택했단
          말에 의하면 영재는 체육도 잘 하고 공부도 잘          으며 열 번 넘게 연신 깜짝깜짝 놀랐다. ① 영         다. 우리 동기들이 추첨을 잘 받아 서울고에 입
          했으니, 문무(文武) 겸한 뛰어난 친구라서다. 드        재는 김수환추기경께서 서울 혜화동 소재 동성           학한 것에 비해 영재는 자신이 선택해 서울고에
          디어 영재를 처음 만난 날! 나는 영재한테 딱 맞        중학교 이사장이었을 당시 2학년 때 이미 키가          입학했다. ⑤ 서울고에 입학했는데, 체육특기자
          는 호를 지었다는 느낌이 탁 들었다. 공부를 아         179~180이었단다. 전교에서 제일 컸단다. ② 체      로 들어온 학생은 오전 수업만 하고 오후에는
          주 잘했다면서도 체격이 당당해서다. 과연‘세재’         육선생님이 운동선수로 뛰라고 하시길래 본의            운동을 해야 했단다. 당시 이창갑 교장께서 그
          가 맞았다.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요즘 말로 상        아니게 서울시체전에 나갔단다. 투포환에서 금           런 원칙을 강하게 지키셨단다. 아버님께서 교장
          남자였다. 철판 위 지글지글 익어가는 맛난 한          메달, 투창에서 은메달을 받았단다. ③ 그럼에          을 만나 아들이 오후에도 수업받을 수 있도록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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