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교화연구 2021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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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감정과 도의적 자긍심을 호연지기浩然之氣 불성설語不成說입니다. 삼강오륜은 누구나 아
라고도 설파 하였습니다. 는 내용이지만 깊이 있게 지소선후知所先後를
많은 민족종교, 그리고 여러 동양사상에서 기에 따져보면 윤리倫理가 되는 이치를 스스로 체득
대한 철학과 사상, 수련법이 생겨나서 오늘날에 할 수 있습니다.
도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송대宋代 이후에 다섯 분의 큰스님이 금강경
* 을 해설한 내용을 엮은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
‘물 수水, 氵, 氺’는‘수氺’의 자형字形에서 보듯 家解』가 편찬되었다고 하고, 조선조 초 함허(含
이 작은 지류들이 모여서 점점 큰 물이 되는 虛, 1376~1433)스님의‘서설序說’과‘설의說誼’
모습을 나타냅니다. 물의 괘명卦名은 감坎[☵] 가 부가되어 현재의 오가해본五家解本이 전해
인데, 물의 성질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면서 땅 져 옵니다.
을 패이게도 하고 혹은 걸리게도 되기에 구덩 그 오가해본에는‘산시산山是山 수시수水是水
이‘감坎’,‘험하다’의 뜻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불재하처佛在何處’[산은 산이요 물은 물인데
모든 물[수氵]은 처음에는 손으로[조爪] 잡을 부처님이 어디에 계시단 말인가]라는 야보冶
만큼 작은[요幺] 물이 모여서 크게[대大]되니 父스님의 해석이 있는데, 성철 스님이 그 앞 구
시냇물[계溪]을 이루고 시냇물과 시냇물이 만 절만 인용하여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나니 큰 내[천川]가 되고 내가 모이면 가이 물
이라[하河] 할만하게 되고 윗물과 아랫물을 이 사서四書 가운데 <서경書經> 제4편 홍범洪範
어주니 강江이 되고 강물은 흘러서 매양 물이 에는 물의 성질性質과 덕德에 대하여‘일왈수一
모여 가득한 바다[해海]에 이르게 됩니다. 즉, 曰水, 수왈水曰 윤하潤下(첫번째는 물이요, 물
계溪-천川-하河-강江-해海로 흘러 갑니다. 은 적시고 내려가는 것이니...)’라는 구절이 있
우리 조상님들은 산과 물을 따로 떼어서 본 것 는데, 이는 물을 군주君主의 덕을 비유하여 물
이 아니라, 산에 비가 내리면 빗물이 모여 내를 이 아래로 흘러 모든 초목과 동물에 이르기까
이루고 내는 산을 휘감아 돌며 다시 모여 강을 지 혜택을 입듯이 임금도 아래로 덕을 베풀어
이루고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고 파악하고 ‘산 서 백성의 삶을 윤택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로
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라고 하였습니다. 즉 산 <천자문千字文>에서는‘화피초목化被草木 뢰급
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하는 만방賴及萬方’이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가운데 스스로 자기 본분을 지킨다는 자연의
대원칙을 발견하였던 겁니다. 이러한 원리에서
삼강오륜三剛五倫을 세우고 각각의 도리道理
를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동물의 행동에서 삼
강오륜의 법칙을 각각 따와 세웠다는 말은 어
38 ┃ 교양 및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