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교화연구 2021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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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화火’의 모습[☲]을 ‘하나의 음陰에 양陽이              러나‘조爪’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단순

            둘 걸려 있다’고 합니다. 괘卦의 이름은‘리離’인              히‘손’이라는 뜻만을 전달하는 경우가 더 많습
            데, 불은 타서 없어지고, 불은 붙어있다가 떠나               니다. 그래서 ‘조爪’자가 단독으로 쓰일 때와 다

            기 때문에‘이별’이나 ‘떠나다’는 의미가 나오고,              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쓰임이 다른데, 참고로
            불타오르는 모습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놓을                  爪자가 부수 역할을 할 때는 爫(손톱 조)자로
            만큼 아름답기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camp-                바뀌게 됩니다.

            fire’를 즐기는가 봅니다.‘화火’의 덕德도 물과             촌寸, 우又, 조爫등은 모두‘헤아리다, 살피다’의
            다르지 않아 내가 밝아야 남을 인도引導하고                  뜻도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제도濟度할 수 있음을 나타냅니다.                                          *
            또 수水와 화火는 모든 생명生命이 생겨나는                  ‘아비 부父’는 아버지나 어른이라는 뜻의 글자
            원천源泉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하늘괘[☰]와                 입니다.‘부父’자는 갑골문에 보면 손에 무언가

            땅괘[☷]가 있고 여기에 물[☵]과 불[☲]이 생              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렸던 것임을 알 수 있는
            명력을 불어넣어 무극无極에서 태극太極이 열                  데, 손에 막대기를 들고 있다는 것은 무리 내에
            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 태극기입니다.‘불                 서 권력을 가진 사람을 뜻하므로 공동체의‘어

            화灬’는 ‘불화 발’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데 이               른’을 뜻하고, 후에 집안의 어른인‘아버지’를 뜻
            는 글자의 아래에 쓰일 때를 지칭한 별칭입니                 하게 되었습니다.‘부父’는 부수部首로 지정되어
            다. 앞서 설명한‘없을 무無’의 경우입니다.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는 관련된 글자가 없

                                                     습니다.
                                                     다른 의미로는 만물萬物을 화육化育하는 근본

                                                     根本으로 보아 시작始作, 개시開始, 창시자創始
                                                     者를 뜻하기도 하고, 나이 많은 남자男子에 대
                                                     한 경칭敬稱이나 남자에 대한 미칭으로‘보甫’

                                                     로 읽기도 합니다. <금강경 오가해>에‘송頌’을
                                                     붙인‘야보冶父’스님을 ‘야부’라 하지 않는 예입
                            [태극기]
                                                     니다.
                               *                                        *
            ‘손톱 조爪’는‘손톱’이나‘갈퀴’라는 뜻을 가진               ‘본받을 효爻’는 앞서 ‘교敎, 학學, 각覺’의 글자

            글자입니다. 갑골문에 나온‘조爪’자를 보면 마                들을 살펴본 기억이 나시죠?
            치 갈퀴와 같은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                 종조님께서 육자심인六字心印으로 깨달으신
            은 손톱으로 무언가를 긁는 모습을 표현한 것                 내용을 거론하자면 여러 가지로 파악해볼 수

            으로‘손톱’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                 있겠으나‘본받음의 도道’라고 감히 말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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