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교화연구 2021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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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에 풍부하게 책을 읽지는 못했지요. 저 스스로는 잘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고등학교 때 무
               심코 글을 썼는데 여러 번 상을 받게 되었어요. 그렇다고 문예반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펜글씨 반

               에 있었어요. 제가 상을 타니까 글을 잘 쓰나보다 생각했어요. 그렇다 보니 내게 글쓰는 일은 묻혀
               있던 있는지도 몰랐던 나의 잠재력을 일깨워 주고 발견해 준 것이 글쓰기였어요. 친구도 그리 많지

               않은 소심한 성격을 글을 쓰면서 자신과 대화를 하게 되었고,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마음속의 여러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던 감정들, 어찌 보면 자기 치유의 글쓰기였던 셈이지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고 위안받을 수 있다고 생각되었던 것이 바로 글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막

               연한 꿈을 품게 되었어요.





               Q.  전수님께서는 시집을 많이 읽으시는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
                  요?

               특별한 계기는 없고 오빠가 2명 있는데 작은 오빠의 영향을 조금은 받은 것 같아요. 작은 오빠가
               대학을 다닐 때니까 1985년도 데모를 많이 했던 시절에 오빠가 갖고 온 책 중 제가 20대에 처음 접
               해 보는 리얼리즘 계통의 민중시였는데 정희성 시인의‘저문 강에 삽을 씻고’라는 시집이었어요. 굉

               장히 강렬하게 제 가슴을 흔들었던 시집이었지요. 흔히 중,고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주로 읽었던 시
               들의 내용은 감각적이고, 낭만적이며 감상적인 아름다운 시들만 접했었는데 어렵고 난해한 시, 감
               상적인 시, 낭만적인 시만 보다가 이 시는 너무 쉬운거예요. 우선 시가 쉬우면서 민중의 정서를 잔

               잔하면서도 애잔한 시적 표현들이 가슴에 오랫동안 박혀 여러 번 읽고 또 읽었어요. “이렇게 평온
               하면서 절제된 어조로 어렵지 않게 시를 쓸 수 있구나.”하고 그때부터 시에 매료되어 본격적으로

               시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나도 시인이 될 수 있을까. 정말 괜찮은 좋은 시인이
               되어 내가 꿈꾸는‘맑고 향기로운 세상’을 시로 표현하자. 그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죠. 지금도 자
               주는 못 쓰지만 한 달에 2편씩은 쓰려고 노력은 하는데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최근 대학

               원에서 상담심리를 다시 공부를 하게 되면서 죽기 전에 보살님들과 교화현장에서 겪었던 신행 상
               담을 모아‘생활 속의 심인상담’이란 한 권의 단행본 책을 내고 싶기도 해요.





               Q. 진각문학회 회원으로 시도 쓰셨는 것 같은데 시에 관련한 얘기 더 들려주시면?

               저의 전공이 문예창작이다보니 20살 때부터 시는 계속 쓰기 시작했고, 지금도 쓰고 있어요. 노트북
               에 시작 노트가 있어요.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하게 된 상담심리 공부는 힘들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지나고 보니 보람된 도전이었고, 문예창작도 제대로 다시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아무래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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