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교화연구 2021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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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포지션이 선한 영향력의 추구이다보니 직접적으로 저는 교화를 담당하는 사람이니까 상담 쪽
에 더 비중을 둘 수밖에 없고 또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요. 어떤 경우에도 저
의 본분이 전수이기 때문에 상담공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죠. 그렇지만 시는 늘 내가
떠나지 못하는 애인처럼 아련하고 애틋하다고나 할까요?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지금도 여전히
맴돌고 있네요.
시는 지금까지도 계속 쓰고 있고 늘 관심을 가지면서 해마다 신춘문예 공모를 책상 앞에 오려 붙
여 놓아요. 연극‘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처럼 오십대가 되면 신춘문예에 당선이 되면 좋
겠다는 생각을 늘 했었지요. 지금 오십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는데 언젠가는 시집도 내고 산문 책을
낸다면 상담에 관련된 생활 속의 불교 상담 같은 책을 꼭 써보고 싶어요.
그리고 진각문학회 이야기를 했지만 제가 꿈꾸는 것은 진각문학회 복원이예요. 명맥이 끊어져서
안타까워요. 우리 진언행자들 중에 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아직 많이 있으리라 생각되고 그 재
능들을 다시 펼칠 수 있는 장을 하루 빨리 마련하도록 진각문학회의 복원하는 날을 꿈꿔 봐요. 누
군가 하긴 해야 할 것 같은데 많은 노력과 열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Q. 전수님께서는 산문과 시 중 어느 쪽이 쓰기 편한가요? 그리고 시를 잘 쓰기 위한 노하우가 있나
요?
밀교신문에도 글을 연재하고 있지만 산문과 시 중에서 쓰기 편한 것은 산문이예요. 왜냐하면 시는
직접적으로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고, 우회적으로 발화하여 심상을 표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시 보다는 산문 쓰기가 더 편해요.
시를 잘 쓰는 방법은 무조건 시집을 많이 읽고 많이 습작하는 길밖에 없지만, 다만 어린아이의 시
선으로 사물을 바라보면 시 창작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즉 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세상과 사물을 익히고 인식하는 방법이지요. 구체적 경험에 의해 사물과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복잡다단한 여러 정서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직접적인 방식이 아니라 우
회적인 방법으로 비유나 은유, 환유를 통해 사물과 상황을 표현하고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 즉
“시는 메타포(은유)다.”라고 영화‘일 포스티노’에서 시인 네루다의 말을 떠올려 보기도 하지요. 허
름한 차림의 우편 배달부 청년이 망명 생활 중인 대 시인 파블로 네루다에게 시가 뭔지를 가르쳐
달라고 하지요. 하지만 이론적으로 다 알고 있지만 은유적으로 접근해 시를 정작 쓰려고 하면 시
가 그리 간단하게 쓰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매번 피부로 실감할 때가 참 많아요. 어떻게 생각하면
쉽지 않기 때문에 어린아이처럼 시를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어린아이들은 순수한 호기심과
궁금한 게 정말 많잖아요. 어린아이들이 어쩌면 시를 더 잘 쓸 수 있다고 봐요. 사실 어른들은 때
46 ┃ 교양 및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