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교화연구 2021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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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운동회 때 공 굴리기에 쓰는 큰 공 정도의 크기가 된다. 그 위에 2mm의 막을 붙이면 그것이 대

            기층인 셈이다. 물 부분은 그것보다 더 얇다. 지구상의 물을 전부 모아 이것을 균등한 두께로 만들
            어 지구 전체에 펼치면 불과 1.6km의 두께밖에 되지 않는다. 지구를 큰 공 크기로 축소하면 불과

            0.16mm의 얇은 막이 된다. 이 두 가지 얇은 막 사이에 지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주 공간에 나간 소련의 유리 가가린(Yuri Gagarin)의 첫 느낌이 "지구는

            푸르다"였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주 비행사들이 우주 공간에
            서 찍은 컬러 사진에 의해 지구가 푸른 천체라는 것은 이제 아이들도 알고 있다. 우주 비행사들의

            말을 빌리면 그 푸르름 때문에 지구가 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게 보인다고 한다. 뒤에 서술하겠
            지만 그 아름다움은 우주 비행사들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이었다.



              천체로서 지구의 아름다움은 우리들도 사진으로 보아 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주 비행사들은
            사진만으로는 그 아름다움을 절대로 알 수 없다고 말한다. 그건 그렇다손 치고, 지구의 푸르름은 대
            기와 물이 만들어 낸 것이다. 물은 원래 파랗게 보이는 것이고, 대기가 파랗게 보이는 것은 대기가 청

            색 파장의 빛을 산란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상에서 맑은 하늘을 쳐다보면
            파랗게 보이는 것같이 우주 공간에서 지구를 쳐다봐도 대기권이 파랗게 보이는 것이다. 즉 지구의
            푸르름이란 수권(水圈)과 대기권으로 구성된 생명권(bio sphere)이 갖는 푸르름이다. 우주 비행사들

            이 지구의 아름다움을 너무나 강렬하게 느낀 것은 지구가 외형상 아름답다는 것뿐만 아니라 가장 아
            름답게 보이는 부분에 자신이 소속된 생명권이 있다는 무의식 속의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지구는 우주의 오아시스다"라고 말한 사람은 유진 서넌(Eugene Cernan, 제미니 9호, 아폴로 10
            호 17호 탑승 우주 비행사)인데, 이 말에는 우주 공간이라는 생명의 사막을 여행한 우주 비행사의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우주 공간에는 생명의 흔적도 없고, 생명이 존재하는 곳은 자신들이 지금
            타고 있는 우주선과 몇 십만km나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작게 보이는 푸른 지구뿐이다. 지금 이

            곳과 먼 그곳에만 생명이 있고, 그 둘을 둘러싼 모든 것이 죽음의 공간이라는 상태에 놓여 있다면,
            자신과 지구를 연결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생명이라는 유대'의 소중함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지구 전체의 생명에 비하면 자신의 생명은 무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생명에 있어 지

            구의 생명은 유일한 기반이다. 그곳으로 귀환하지 못하면 자신들은 죽을 수밖에 없다. 우주 비행사
            들이 놓인 기본적인 조건은 언제나 거기에 있다.



                                                           - 다치바나 다카시  《우주로부터의 귀환》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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