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교화연구 2021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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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께서 자주 인용하시고 책의 제목으로도 쓰셨던‘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가 바로 이
품의 말씀입니다. 잡일을 줄이고 생활을 간소하게 하라는 말씀을 보면서 문득 20세기 최고의 천재
과학자인 아인슈타인의 말이 생각납니다.“나는 간소하면서 아무 허세도 없는 생활이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최상의 것, 육체를 위해서나 정신을 위해서나 최상의 것이라 생각한다”고 한 그의 말을
보면 마치 『숫타니파타』를 읽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삶을 추구합니다. 오늘날과 같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틀에서 벗어나 유연
한 사고로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데, 에티오피아
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많은 것을 일깨워 줍니다.
어느 날 임종 직전의 아버지가 세 아들을 불렀습니다.
“내 재산을 셋으로 나누면 의미가 없을 것 같구나. 대신 현명한 한 사람에게 물려주고자 한다. 탁
자 위에 놓여 있는 동전을 한 닢씩 가져가서 무엇이든 벽장을 채워 보거라. 재산은 그 사람에게 물
려주겠다.”
세 사람은 각자 동전을 한 닢씩 들고 나갔습니다. 첫째 아들은 짚을 사서 벽장을 채우려 했는데
겨우 반밖에 채우지 못했습니다. 둘째 아들은 깃털뭉치를 샀지만 역시 벽장을 다 채울 수 없었습니
다. 셋째 아들은 작은 물건을 하나 들고 왔습니다. 그것은 양초였습니다. 그는 밤이 되기를 기다렸
다가 불을 붙여 벽장을 환히 밝혔습니다. 재산을 물려받은 아들은 물론 셋째였습니다.
이렇듯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그런 유연한 사고, 유쾌하고 즐
거운 상상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한편 남에게 이익을 주려는 마음, 남을 생각하는 순간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큰 능력이 일어난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보경스님의 『숫타니파타를 읽는 즐거움』에서 -
새김거리 ┃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