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2 - 오산문화총서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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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살풀이 예능보유자 김숙자(金淑子·1927~1991)
전통무용가. 호는 매헌(梅軒).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곡천리에서 출생했다. 김숙자의 조부
김석창(金碩昌)은 경제(京制, 서울·경기 지방의 독특한 시조 창법) 명창이었고, 부친 김덕순
(金德順)은 판소리·경기무악·민속악의 재인으로 경기재인청과 안성 신청에 속했으며, 모친
정귀성(鄭貴星)은 세습무였다. 6세부터 아버지에게 판소리와 춤, 무속을 배웠으며, 11세부터
는 줄타기도 배워 17세까지 줄을 탔다. 1942년 안성 어녀리굿판 이후 굿이 금지되면서, 숨어
다니면서 아버지에게 기예를 배웠고 수원권번 소리선생 조진영(趙鎭英)에게 소리와 춤도 배웠
다. 1963년 서울에 김숙자민속무용학원을 열고 제자들을 가르쳤다. 1976년 정병호·심우성의
주선으로 올린 공간사랑의 공연에서 올림채·터벌림·진쇠·제석춤·부정놀이·군웅춤을 추
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1979년 한국무속예술보존회를 창립해 본인은 물론 무속예능인의 공
연을 매년 무대에 올렸다. 199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경기도당굿 도살풀이)’의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김숙자의 춤은 무대 쪽에서 보면 굿판에 가깝고, 굿쪽에서 보면 무대
와 가깝다는 소리를 들었다 한다.
5. 도당굿 예능보유자 오수복(吳壽福·1924~2011)
오수복은 경기도 용인군 역북리(용인시 역삼동) 해주 오씨 가문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오찬
용이고, 모친은 한언년이다. 18세 때 용인군 기흥면(용인시 기흥구) 용수골에 있는 경주 김씨
집안으로 출가하여 슬하에 1남 2녀를 두었다. 29세 되던 해에 남편이 병을 앓다 죽자 식구들
의 생계를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한 오수복은 31세 때 올케인 이갑오 만신에 의해 무당이 되
었다. 이갑오는 구한말 협률사에서 줄타기로 유명했던 재인 이봉운(이봉의라고도 한다)의 딸
이며, 수원 영동시장 거북당 도당굿을 맡아서 할 정도로 큰 만신으로 활약했다. 이갑오와 오수
복은 신딸과 신어머니의 관계를 맺고 굿을 하다 오수복이 43세 때 이갑오가 죽자 경기도당굿
의 명인 이용우에게 굿의 차서와 어정 및 법도를 배우면서 재주와 기예를 익혔다. 이용우와 오
수복은 인천·부천·용인·시흥·화성 등 경기도 산이제 굿판 일대에서 활약했다. 오수복은
서사무가를 구송하는 제석본풀이·성주풀이 등을 잘하고, 이용우와 짝을 이뤄 쌍군웅을 할 정
도로 경기도당굿의 연행 능력이 뛰어났다. 오수복은 1990년 조한춘과 함께 중요무형문화재 제
98호 경기도당굿의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오수복은 세습에 의한 무녀가 아니라 서른이 넘어
내림굿을 받은 강신무이지만 올케이자 신어머니인 이갑오 만신에게 도당굿을 배우면서 세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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