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4 - 오산문화총서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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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여소리 잘 하는 도깨비
지금도 도깨비 소리를 듣는다고 하는 제보자들은 상여소리를 잘하는 도깨비에 대하여도 이
야기를 하셨다.
가만히 부엌밖에 있으면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부엌을 들어가면 솥뚜껑이 솥 안으로 들어가 있다.
그러면 솥뚜껑을 붙잡고서 “들어가는 재주만 있고 나오는 재주는 없느냐?”그러면 밖에서 도깨비가
‘껄껄’ 웃는 소리가 들린다. 그 때 솥뚜껑을 잡으면 ‘쏙’ 빠진다.
그리고 도깨비는 12가지 재주를 부리는데 그 가운데서도 상여소리를 또 기가 막히게 잘 한다고 전
한다. 8)
○ 도깨비는 12 가지 재주를 부렸다.
○ 상여소리를 잘하는 도깨비가 있었다.
『오산의 구비전승』 민요와 놀이 편에서 소개 하였지만 이 지역출신인 유금산(77세) 어른의
상여소리는 필자가 이제까지 들어본 어느 상여소리보다 구슬프고 아름답다. 어쩌면 이 마을에
서 도깨비들이 불렀다는 그 상여소리와 맥이 닿는 지도 모를 일이다.
4. 도깨비 이야기
지곶동에서 채록한 이야기로 제보자는 소경이다. 마을에서 목살을 잡고 부정을 풀어주는 역
할을 담당하셨던 어른이다. 제보자께서 경험하신 도깨비관련 설화를 구술하여 주셨다.
예전에는 집을 지으려고 하면 집을 짓는 동안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오늘날의 여관과 같은 숙박
업소가 없었던 것이다. 그 시절 제보자의 큰집에서 집을 짓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하여 마을의
양학당에서 기거하게 되었는데, 그곳에는 마을 두레패들의 장구나 풍물 같은 것과 상여 등을 놓아
두고 있었다.
그런데 특히 날이 궂으려는 밤이면 어디선가 뚱땅거리는 소리가 났다. 미닫이문이 덜덜덜 흔들리
고 누군가 뚱땅뚱땅하고 노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그래 “이거 뭐냐? 하고 소리를 지르고 문을
8) 제보자: 엄우영(남,72세)노인회장, 서사래(여,89세), 통장(남,61세), OOO(여,68세) 2008년
302 김용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