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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도 하는데 인형의 목덜미를 잡고 노는 데서 비롯되었다 한다. 인형 몸체의 특정 부위에 줄을 매 283
어 놓고, 이를 잡아당겨 해당 부위를 움직이게 하는 방식으로 꼭두각시를 조종하는데 인형의 입, 팔, 구비전승
눈, 귀 등 일부 신체 부위가 움직이게 한다. 현재 전승되는 전통인형놀이로는 남사당패의 꼭두각시놀
음 외에 서산 박첨지놀이, 장연 꼭두각시극 정도가 있는데 서산 박첨지놀이와 장연 꼭두각시극은 남 · 민속
사당 꼭두각시놀음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남사당의 꼭두각시놀음은 두세 명이 연 · 경기도당굿과
행을 맡아서 했다고 한다.
(14) 얼른(환술·요술) 경기재인청
얼른은 조선시대 후기 유랑예인단체인 남사당패·대광대패·솟대쟁이패 등이 공연을 했다고 하는
데 구체적인 내용은 전해지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얼른이 마술이나 환술이란 이름으로 활발하게 연
행됐다고 한다. 조선의 사대부 등 지배층은 환술을 요사스런 행위라는 의미의 요술(妖術)로 인식하여 / 성씨
공연을 금지하기도 했다. 환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18세기에 와서 바뀌는데 홍대용·박지원은 환 · 인물
술사에 대한 관심이 컸다고 전한다. 또한, 조선 후기 문신 이갑이 청나라에 다녀온 뒤 1778년(정조 2
년)에 편찬한 견문록 『연행기사』에 “큰 주석 고리 일곱 개를 잇고 떼어 내기, 포검(蒲劍)을 목에 넣었
다가 빼내기, 찢어진 종이에 불을 붙이고 톱밥과 함께 입에 넣은 다음에 불 토하기, 종이 두 장 입에
넣고 삼킨 뒤에 입에서 한 줄기 종이 뽑아내기” 등의 얼른을 소개하기도 했다. 2014년 경남 진주 솟대
쟁이패는 ‘부채 위 동전 만들기’ ‘젖은 종이를 부채로 부쳐 종잇조각 날리기’ ‘검은 빈 주머니 속의 계
란 만들기’ ‘원통형 두 개의 양철통에서 병아리 부화하기’ 등 경남 진양을 근거지로 활동한 솟대쟁이
패 등의 얼른을 복원하여 선을 보였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 행해지는 굿에서 ‘불 토하기’가 귀신을 쫓
는 수단으로 연행되는데 조선시대 얼른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